작은 새 만지기(children)

하나의 "자기 소개서"

hohoyaa 2006. 10. 15. 21:40
날짜:
2006.10.1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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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ㅇㅇ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6학년 유하나라고 합니다.

 지금 읽고 계시는 이 글은 아직 저에 대해서 잘 모르는 한국ㅁㅁ중학교에

 저 자신을 좀 더 확실히 알려주기 위한 간략한‘자기소개서’입니다.

 

 

저는 다정하고 재치 있는 부모님 안에서 동생과 함께 사랑을 받으며

 부족한 것 없이 아주 잘 자라왔습니다.

 속셈이나 보습학원도 안 다녔지만 자율적으로 공부해 성적은 언제나 평균 95점 이상으로

상위권 안에 들었습니다.

아쉬운 소리 한번 안 들어봐서 저는 자존심이 세고 경쟁심이 강한 편입니다.

 그래도  그 점이 꼭 안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그런 성격 때문에 제가 이렇게 공부도 열심히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 하기는 많이 쑥스럽지만 저는 언어 능력이 뛰어나고 이해도 빠릅니다.

그리고 교우관계도 원만하며 활발하고 적극적입니다.

 글짓기나 시 쓰는 걸 잘 해서 최우수상을 탄 적도 있으며

 어렸을 적 성경이나 수학 경시대회에서 메달을 탄 적도 있습니다.

 예체능 에서는 많이 약하지만 다른 과목에서는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한국ㅁㅁ중학교에서 중요시하는 ***에 다니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또 만약 한국ㅁㅁ중학교에 들어가게 된다면

***이나 다른 규칙들을 준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물론 성경 공부나 다른 교과공부도 열심히 해서 다른 학생들 못지 않게

 우수한 성적을 거둬, 이 한국ㅁㅁ중학교를 빛낼 수 있는 작은 별이 되겠습니다.

 

 

이상으로 제 소개를 마치고 제가 한국ㅁㅁ중학교에 다니고 싶어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ㅁㅁ중학교는 사립으로서, 학교의 시설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진을 보니 과연 그렇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로 이 점이 제가 한국ㅁㅁ중학교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특히 기숙사는 딱딱한, 형식에만 얽매인 학원을 피해 친구들과 같이 노력하며 질문도 하는

 제가  이제까지 해 왔던 그런 생활인 것 같아 정말 좋습니다.

또, 이제 부모님 곁을 떠나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생활을 한다는 점이 너무 흥미로울 것

같아 입학시험도 보지 않았는데 부푼 꿈에 젖어있습니다.

 

제가 이 한국ㅁㅁ중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분위기’입니다.

이 한국ㅁㅁ중학교는 면학분위기도 잘 조성되어 있으며 다른 중학교들과는 달리 인성과

잠재된 재능을 발굴하는 학교 같아 각자의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ㅁㅁ중학교에 입학하는 것을 원하는 세 번째 이유는 학교 안의 위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학생들 사이에서 활개치고 있는 학교폭력이란 위험 때문에 저희 부모님께서는

굉장히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물론 저도 그 점을 좀 걱정하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학년대표로 뽑혀 학교폭력에 대한 글짓기를 했었는데 그 때

여러 종류의 자료들을 보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한국ㅁㅁ중학교는 전혀 그런 위험이 없기 때문에 제가 이 중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마음을 더 굳게 다지게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장점들이 있지만 이 장점들을 제가 직접 한국ㅁㅁ중학교를 다니면서

  느낄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부만 잘 하는 사람은 한국ㅁㅁ중학교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도 잘 하는 사람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공부도 잘 하는 사람입니다.

 


 


 ****엄마 생각

 

 

 

 

 

하나가 태어나 처음으로 큰 시험을 봤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알러지성 자반증'이라는 희귀병을 알았었는데 원인을 몰라 치료법이 없다해서 몹시 고생을 했었다.

그래서 자연히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우연히 이사 온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학교가 유기농 야채로 좋은 식단 구성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특정 종교 미션스쿨인 까닭에 일반인은 가기 힘들다고 들었다.

교과 공부도 웬민큼 해서는 힘들다고 하고 하나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해마다 시험을 보지만 합격한 아이들이 없었다고 한다.

 

하나가 한번 해 보겠다고 했다.

남은 기간은 길지 않은 보름 남짓,추석에도  열심히 공부를 했다. 

학교 교과 외에도 큰 고모께 빌려온 성경책으로 성경 공부까지...

어떻게 하면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 하나가 어필할 수 있을까 궁리하던 중 '자기 소개서'가 생각 났다.

하나에게 대충 어떤것인지 알려 주고 써 보라고 했더니 제법 잘 맞춰 써 와서

접수할 때 지원서와 같이 첨부했다.

실제로 학교 교무 담당관들이 읽어 보실까하는 불안감도 함께...

 

오늘 시험이 끝나고 하나가 비교적 밝은 얼굴로 나왔다.

면접관이 '자기 소개서'를 잘 썼다며 칭찬을 해 줘 기분이 좋았다나?

그러나 다른 아이들은 그야말로 6학년 올라와서 줄곧 성경 공부를 빡세게 해 왔다는 다른 학부모와 교사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같이 마음 편하게 시험장에 온 부모가 없는것 같아 다시 한번 이질감을 느끼게 되었다.

전국에서 모이는 수험생(?)들은 기본이 성경 공부이고 교과 시험으로만 당락을 점치고 있었다.

안 되면 좋은 경험 했다고 치자, 시험 준비하는 동안 우리 하나를 다시 봤다는 엄마 아빠의 말에 하나는 일순간에 긴장이 풀어 지는지 눈물이  그렁그렁 해진다.

자신은 시험을 잘 봤다고 하고 성경 시험은 빼고라도 다른 교과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많이 틀리진 않았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단다.

그 좋아하는 탕수육과 자장면을 할머니가 사 주셨는데도 연거푸 뜨거운 차만 홀짝이고 고기 몇점 집어 먹은것이 다이다.

 

하나야,앞으로도 큰 시험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텐데 그 때마다 엄마 아빠는 결과보다 과정에 더 가치를 둘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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