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혁이가 태어났을 무렵 작은 올케가 친정 부모님께 드린 군자란.
올케도 화초는 잘 안되는지 키우다 시들시들하면 곧잘 친정 부모님께 갖다 드리는데 신기하게도 엄마네로 가면 잘 자란다.
아버지는 우리가 어릴 적부터 아프면 약을 참 잘 챙겨 주셨었다.
지금은 엄마의 약도 잘 챙겨드리고 그 정성으로 식물들에게 물도 잘 주시는가 보다.
시들거리던 군자란도 아버지의 보호아래 새끼를 쳤고 그 어린 녀석을 받아와 키웠는데 올해 처음 꽃을 보여 주었다.
남의 군자란은 그저 흔하게 보이는 꽃이더니 우리 집 군자란은 어엿한 숙녀가 되어 꽃을 피우니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다.
군자란의 꽃봉오리도 많이 여물었다.
시든 잎을 솎아내고 보니 새순이 나오고 있었고
사진엔 안 보이지만 다른 곳에서도 새순이 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발코니에 앉아있었더니 하나는 엄마가 화초 앞에 앉아 있는 것이 오랜만이라고 한다.
그래, 뭘하느라 바빴을까?
확실히 전년보다 신경을 덜 썼지만 화초들은 계절을 알고 자기들 몫을 충실히 다 해내고 있었다.
올해에는 흙을 다 파내어 정리하려고 했던 화단에도 백합의 작은싹이 수십개 나왔고
그 중의 하나는 내 엄지 손가락보다도 굵어 다시 그 계획을 수정하게 한다.
이번 겨울 첫추위에 얼어버린 청옥때문에 속상했는데
지난 해 오가며 떨어진 잎을 던져 놓은 소철화분에서 계속 새잎을 만들어 내며 잘 자라고 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희망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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