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혁이는 물장난을 아주 좋아하지.
목욕탕에 물 받아 놓고 낚시 놀이도 하고 온갖 동물인형들 다 집어 넣고 하루종일 질리지 않고 놀지.
그리고 상혁이가 너무너무 하고 싶어하는 물놀이가 또 하나 있지.
그건 엄마가 너무 재미있게 하는 것이라 아무에게도 안 시켜주는데 오늘은 특별히 상혁이에게 양보했지.
어젯 밤 엄마의 물놀이 준비를 본 상혁이가 새벽같이 일어나서 자기가 하겠다고 애원하는 바람에 이엄마가
아주 큰 맘먹고 선심을 썼지.
ㅎㅎㅎ 엄마가 하는 것을 보면서 재미있겠다고 늘 해보고 싶어하던 엄마의 물놀이를 빼앗아 하고 있는 상혁이.
퉁퉁부은 눈에 그 책이 들어 오기나 할까?
빨래를 밟으면서 책을 보는 엄마가 아마 재미있는 물놀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나 보지?
땀이 좀 나긴 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다고 포기하지 않는 상혁이.
상혁아,오늘은 참 좋은 날이다, 엄마가 네 소원 들어주었으니까. 그치~?
그리고 상혁이가 성경공부책에 써 놓은 엄마의 소원을 보게 되었지.
엄마의 소원은 "귀신 만나기"?
여기엔 다 이유가 있지.
무서운 이야길 듣거나 보게 되면 혼자서 엘리베이터도 못 탈 정도로 겁이 많은 하나를 달래 주려고
"엄마는 귀신을 만나 봤으면 좋겠다. 전설의 고향을 보면 귀신이 산 사람한테 나타나는 이유가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거잖아.그래서 주인공이 그 원한을 풀어 주면 복도 주고, 보물도 주고, 소원도 들어 주고.....그러니까 얼마나 좋아? 난 귀신을 만나서 원한을 풀어주고 복을 받고 싶은데 이상하게 귀신이 안 나타나더라. 그러니까 귀신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 세상에 귀신이란 존재는 없는거야. 있으면 이 엄마의 소원을 모를리가 없을테니까 겁이 많아 뒤로 넘어갈 사람에게 나타나지 말고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이 엄마한테 나타나라지.
아~! 귀신을 만나고 싶은데 40년을 넘게 기다렸건만 왜 나타나질 않는거야. ^^;;"
등등의 말로 하나를 구슬렀었지.
그 말을 용케 얻어 들은 울 상혁이는 저렇게 엄마의 소원에다가 '귀신 만나기'를 쓴것이지.
상혁아, 그래서 기도는 했니? 제발 울 엄마 앞에 귀신이 나타나게 해달라고?
'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지기 전에 1 (0) | 2008.08.21 |
---|---|
아빠,생신 축하드려요. (0) | 2008.08.01 |
어버이날 (0) | 2008.05.11 |
석순이 엄마. (0) | 2008.04.30 |
이제는 사이좋게 지내자 (0) | 2008.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