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올 여름 상혁이 어록

hohoyaa 2006. 8. 11. 12:45

한글을 깨친 상혁이는 이제 아침에 눈뜨자 마자 책을 읽곤한다.

밤에도 자기전에 꼭 책을 읽고......

그러니 낮엔들 안 읽으랴?

그런데 난감한것이 책을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이다.

내가 책상에 앉아 있노라면 꼭 옆 책상에 앉아 읽어대는 바람에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일을 하고 있는 내게는 소음으로 인식이 되는것이다.

자기도 어지간히 읽고나면 목이 아픈지 연신 기침을 해 가면서도 상혁이의 소리내어 책 읽기는 계속된다.

책을 그만 읽으라고는 못하겠고 참고 참았다가 한마디를 했다.

"상혁아,소리내서 읽으니가 목 아프지?"

"응.그래도 읽을거야."

"그러니까 속으로 읽어. 그러면 엄마도 조용하고 너도 목이 안 아프잖아.그래야 집중도 잘되서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지."

"아휴~.엄마. 속으로 읽다가 속이 아프면 어떻게 해? 그러니까 그냥 읽을래."

 

 

 

이제껏 살면서도 남편의 운전은 당연하게 생각되어져 그저 낼름 낼름 옆좌석에 올라 타기만 잘 했었다.

어느 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내게 운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작지만 이제부터라도 차가 출발하기전 후방에서 갑자기 튀어 나오는 차라든가,아이들을 좀 봐 주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모처럼만에 큰시누님이 오셔서 조카가 저녁을 산다기에 가족이 모두 외식을 하러 가게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내가 남편을 위해 무언가를 해 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 나는 차에 타지 않고 주차된 차가 빠져 나올때까지 후방 좌우를 봐 주었다.

그리고 차에 올라타는 나를 보더니 모두들 웃고만다.

무슨 일? 영문을 몰라하는 내게 남편이 한마디 거든다.

"자기보고 상혁이가 뭐라 하는지 알아?"

훔.그야 뻔하지.울 상혁이는 엄마를 좋아 하니까 '왜 엄마만 놔 두고 가는거야?' 했겠지.

아님 좀더 오버해서 울었나? ^^;

"ㅉㅉㅉ...상혁이가 '어이구.우리 엄마 다 컸네? '하더라. ㅋㅋㅋ"

우잉? 진짜로? 아니 내가 그렇게 철 없는 엄마로 보였냐? 고작 차좀 봐 준것 같고......ㅜㅡ;

 

 

 

하나도 한술 떴다.

이번에 이사하느라 대출받은 돈이 좀 남아 일부 상환을 하고 늘 마음에 걸리던 시부모님께 얼마간 드리자고 하나 아빠에게 얘기를 했었다.

나이 들수록 돈힘으로 산다는데 우리 처음 집장만할때 1000만원을 보내 주셔서 받긴 했지만 영 마음이 편치 않아 늘 갚아 드려야한다고 생각했던것이다.

하나 아빠 역시 통장에 돈이 없으면 기운이 빠진다하고 그 동안 아주 나몰라라한것은 아니라,

우선 500만 드리자고 했던것이다.

돈과 함께 전화를 받으신 어머니는 화들짝 놀라 다시 전화를 하셨다.

혹 우리 둘이 무슨 문제가 있어 하나아빠가 일방적으로 홧김에 보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으셨는지,며느리가 알고 있느냐고 슬쩍 떠 보시더란다.

오히려 며느리가 보내자고 해서 보냈다고 안심을 시켜 드리고, 하나편에 전화기를 보냈다.

"엄마.할머니셔."

얼른 전화를 받는 내 엉덩이를 하나가 툭툭 친다.

"어이구,우리 엄마 너무 이뻐.시어머니한테 잘하구...어이구 기특해.이제 다 컸네?ㅋㅋ"
이것들이 셋트로 놀리는구먼!

우리 하나가 철이 없고 세상 물정을 몰라도 tv 에서 보는 고부간 갈등은 알고 있나보다.

애들 보는 앞에선 찬물도 못마신다는 옛말을 요즘에 와서 실감을 한다.

 

 

바쁜 엄마땀시 둘이서만 서울랜드에 다녀 왔다나?
물론 친이모보다 더 좋은 부곡 이모네 식구들과 였지만...

어이구~ 내 새끼들 이제 다 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