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에서 책읽기/책장을 덮으며(book review)

하품은 맛있다?? - 별로.......

hohoyaa 2013. 12. 14. 21:27

 

 

살해 현장을 청소하는 가난한 여대생, 이경
학벌, 미모, 재력까지 모든 걸 갖춘 연예인 지망생, 다운
오직 꿈속에서만 이뤄지는 전혀 다른 두 여자의 수상한 동거!
연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하인드 컷 공개

『하품은 맛있다』는 『프랑켄슈타인 가족』, 『심여사는 킬러』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강지영 작가의 신작이다. 2013년 7월부터 9월까지 네이버 웹소설을 통해 연재된 이번 소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행하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꿈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몸을 공유하게 되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추리 형식으로 풀어내며 연재 기간 동안 네이버 웹소설 미스터리 부문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학벌, 재력, 미모까지 모든 걸 갖춘 ‘단아름다운’과 아버지 병원비를 위해 살해 현장 청소 아르바이트생 ‘박이경’은 꿈을 통해 서로의 몸을 공유한다. 게다가 둘은 서로의 과거이자 미래를 살고 있는 묘한 관계다. 경찰의 조사도 없이 마무리된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상상만으로는 예측하기 어려운 스토리 전개와 차분하면서도 섬뜩하게 묘사된 살해 현장으로 연재 기간 동안 독자들의 심장을 움켜쥐었다.

소설 속 두 주인공은 5개월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있으며, 오직 꿈을 통해서만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넘나든다. 특히, 이경의 시선과 과거를 살고 있는 다운의 세계로 들어간 이경의 시선을 번갈아 묘사한, 기존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교차시점은 소설이 취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의 포문을 연다.

화려한 명품들의 나열로 눈이 호강하는 즐거움과 동시에 살해 현장에서 발견한 스프링노트가 하루에 한 줄씩 덧붙여지는 장면은 짜릿한 전율을 선물한다. 단행본으로 출간한 『하품은 맛있다』는 연재에서 보여주지 못한 비하인드 컷을 추가하면서 최고의 스릴을 선사할 예정이다.

 

 

지난 여름 병원에서 순번을 기다리다 우연히 모방속국 프로그램중 '유품정리인'이라는 특수직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우리보다 일찍 이런 직업이 생겨난 일본에서 들어온 유품정리회사의 한국지부인 것 같았다. 그들이 찌는 듯한 더운 여름 날 죽음이 머물다 간 현장에 도착해 하는 첫번째 행위는 고인을 위한 묵념이었다. 코를 찌르는 악취조차도 그런 그들의 예의바름에 숙연해지는 듯 했다. 홀로 살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해 아사한 사람도 있었고 더이상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생각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사람도 있었다. 절절한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언제인가 누군가는 저 유품정리인을 소재로 한 진지한 소설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 이경이 특수청소알바를 하고있다는  책소개를 보면서

나는 그녀가 하는 일이 유품정리인의 그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직 젊은 여성작가가 내가 바라던 그 일을 해냈다는 것이 소름끼치도록 반가웠다.

우리사회가 핵가족화를 넘어 독신으로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급기야는 고독사가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고있다. 흔히 고독사라하면 피붙이 없는 노인들의 죽음을 연상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이 사방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담장안에서의 안주가 결국은 그 벽 안에 갇힌 채 -고독사라는 결과로 나올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현장을 마주하는 이경의 눈으로 내 나름의 시놉시스를 머리에 그리며 이 책을 보았고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런데 막상 책을 읽으면서는 내 기대의 나침반이 그 방향을 잃어버리고 맴돌기만을 계속했다. 

 

단아름다운은 왜 죽었을까?

그녀의 죽음은 자살일까,타살일까?

현재의 시간을 지배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이고 누가 미래를 갖게 될 것인가?

그런 궁금증뒤에 밝혀진 추악한 진실은 참으로 초라했다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그 이상을 기대하고 책을 보았고 그것이 독자인 내 안으로 들어와 온전히 나를 지배해 주기를 원했지만

그것은 내 안에 들어와 뿌리내리지 못하고 소멸해 버렸다.

그러다보니 책을 다 읽은 현재 간단한 감상이나마 남기는 것이 참 힘들다.

 

나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하고 서평들을 읽어보았는데 모두들 작가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작가의 이야기에 녹아드는 감성들이 탁월한 것 같았다.

그런 그들이 부럽다.

또한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었던 소재가 일회성 환타지추리단막극으로 전락해 버린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이번 작품은 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