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준비한 생일선물 "바끼"
지금 돌아보면 중고등학교 6년 동안 가졌던 딸아이와의 새벽 티타임이 새삼 귀하게 느껴진다.
가뜩이나 부족한 잠을 30분 줄이고 대신 엄마와의 수다를 선택했던 딸.
그래서였을까. 딸아이는 반항적인 사춘기도 겪지않았고 그 힘들다는 苦3 수험생활을 誥3으로 보냈다.
처음부터 그런 시간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새벽밥을 하고 밥을 먹는 딸아이앞에 마주 앉아 내 오랜 기호식품인 커피를 마시곤 했는데 자주가는 인터넷사이트에서 귀여운 찻잔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스레 딸을 위해 잔을 사고 여러가지 홍차를 샀다.
가끔씩 인스턴트 홍차로 약식 밀크티를 해주곤 했었는데 이쁜 잔에 오리지널 밀크티를 만들어 주었더니 딸아이는 너무 행복해했다. 소녀였던 것이다. 이후로는 날마다 식후의 티타임을 갖게 되었다.
하교 후에도 물론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 새벽의 티타임은 오로지 우리 둘만의 시간이어서 친구처럼 좋은 시간을 가졌다.
올 해 대학생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하더니 이번 생일 선물은 무얼 받고싶으냐고 핸드폰을 최신형으로 바꾸겠느냐고 물었던 딸아이.
사실 딱히 갖고싶은 것도 없었지만 문득 떠오르는 이름이 "바끼"였다.
반농담조로 "바끼"라고했더니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는지 엄마는 어떻게 자기한테 그런 큰 것을 바라느냐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우리 딸 하나는 결국 바끼를 사왔다.
쨔자자쟌~!! 개봉.
너무 황송해서 아직 시음도 못해보고 모셔놓기만 했다.
남편은 추운 날에도 과외하느라고 늦게오는 가련한 딸의 돈을 축냈다고 한마디.
하나야 고맙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