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챙모자(cap) 뜨기.
후니마미님 보시지요.
올 겨울 하나의 빨강스웨터를 뜨면서 처음 바늘이야기를 이용해 보았습니다.
딸이 원하는 빨강 스웨터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847838
사실 '바늘이야기'에서 한 번도 물건을 사 본 적이 없었는데도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거액의 상품을 받았던 터라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었는데 딸아이덕에 빚을 좀 덜었다고나 할까요?
튤립 carry T 아후강바늘 비교체험.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847528
그러다보니 올 여름 동대문시장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편안하게 집에서 클릭클릭을 합니다.
바늘이야기에서 사은품으로 받은 모자패키지입니다.
모자나 가방같은 소품에는 별 관심이 없어 재주도 없는데 실의 양도 어중간해서 소품아닌 무엇을 하기에도 난감하고 일단 여름이니 챙모자를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두가지 실을 보내주신걸로 봐서 합사로 뜨면 좋은 것인가 봅니다.
먼저 뜨기 쉬운 탑부분부터 시작.
저는크로바 5호바늘을 이용해 6개의 기둥을 정해서 규칙적으로 코를 늘려주었습니다.
이 부분은 그리 어렵지 않아 신나게 뜨실 수 있을 겁니다.
보기에는 둥그런 모양이지만 사실은 평평한 모양으로 나중에 완성샷에서 그 모양이 발현됩니다.
모자를 처음 뜨게되면 모자의 크기가 가장 걱정이죠.
인터넷을 찾아보니 머리둘레는 앞 이마를 지나 뒷통수 2cm 아래를 잰다.라고 나와있네요.
그러면 완성해서 써보지 않고도 맞는 모자를 뜨려면 어떻게해야할까요?
모자의 형태를 잡아주는 기구가 있으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학창시절 배웠던 원주율구하는 식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저 더하기 빼기하면서 돈계산이나 잘하면 되지 이런 복잡한 거 배워서 어디에 써먹나했더니 이렇게 취미생활에 써먹게 되는군요.
그러니까 앞서 쟀던 머리둘레의 칫수를 원주율이라 보면 지름*3.14=원하는 모자칫수가 되겠지요.
줄자를 구부려서 재지않아도 간단하게 둘레를 구했습니다.
원하는 칫수만큼 탑부분을 뜨셨다면 이제부터는 콧수의 증감없이 그대로 쭉 떠서 내려오면 됩니다.
한 번 모양을 봤습니다.
아무래도 니트다보니 보통의 천모자와는 달리 신축성이 있으니까 마무리하면서 짱짱하게 해주셔야 합니다.
굳이 콧수를 줄이지 않고 바늘 홋수만 줄여도 효과를 볼 수가 있답니다.
드디어 대망의 챙뜨기.
이제까지 제맘대로 주먹구구식으로 하다보니 챙부분에서 많이 헤매게 되더군요.
생각만큼 이쁘고 깨끗하게 안나오니 완성도도 덜어지고 말이지요.
나중에 둘이 이어주는 것도 귀찮고해서 아예 처음부터 주머니식으로 떠가기로 했습니다.
이 보형물은 낡은 모자에서 떼어낸 것입니다.
기존의 뜨개용 모자챙과는 달리 입체감이 살아있어 모양이 잘살고 재활용이라 더욱 좋고요.
뜨개용 모자챙은 아무리 봐도 이쁘질 않아요.ㅠㅠ 더구나 니트처럼 힘이 없는 조직에는 더더욱!!
자, 완성되었습니다.
그러면 챙을 만들 때 어떤 식으로 떠올라가야 좋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 제가 모자 두가지를 뜨면서 아래부터,위부터 두가지 방법으로 해봤는데 두가지 모두 괜찮았습니다.
일단 방식만 알면 어느 쪽으로든 활용을 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을 보시면 챙의 끝부분에서 시작해 모자와 연결될 부분으로 떠올라간 것이 보이실 겁니다.
보통 챙의 모습을 보시면 좁았다가 넓어진다-넓었다가 좁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 가운데 부분을 보시면 갈수록 파이는 부분-갈수록 솟아올라오는 부분-이 있는데 콧수조정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① 이처럼 늘려가면서 가운데가 원형으로 파이는 것이라면 양쪽에서 코를 늘려가면서 가운데에서는 반대로 콧수를 줄여주어야합니다.
양쪽에서 늘린 것을 가운데에서 줄이니 결국 콧수조정을 안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콧수조정은 사이즈뿐만 아니라 형태를 만드는 과정이므로 산수만은 아닙니다.
콧수에 관해 말하자면 저같은 경우 50~55코로 시작해 양쪽에서 한코씩 늘리면서 동시에 가운데에서 한코씩 줄였습니다 결국 각단마나 1코만 줄어드는 셈이지요. 그렇게 해서 저모먕이 나왔습니다.
이런 스타일의 모자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막상 써보면 각은 그리 살지 않습니다.
니트의 한계이지싶습니다. 면사 두겹이다보니 두께감이 있지만 아들녀석은 맘에 든답니다.
같은 방식으로 모사를 사용하면 모양도 살고 무게도 덜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것은 남편이 원하는대로 가벼운 그물모자입니다.
첫번째 것은 두겹이었지만 이번 것은 한겹으로 했더니 훨씬 가볍고 무게도 일반 천모자정도입니다.
그물식이니 각잡을 일도 없고 둥그런 산모양으로 떴고요. 대신 마지막 마무리 두단은 한콧수 작은 바늘로 짧은뜨기 두세단을 떠서 머리에 맞도록 짱짱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챙을 감싸는 부분을 이번에 이렇게 두장을 더서 이어붙이기로 했습니다.
② 이 경우처럼 줄여가면서 가운데가 산처럼 솟아나는는 것이라면 양쪽에서 코를 줄여가면서 가운데에서는 반대로 콧수를 늘려주어야합니다.
챙을 감싸는 조직이 팽팽해야 이쁘지만 너무 작게 뜨시면 아랫부분의 천이 보형물과 밀착되지않고 붕 뜨게 됩니다. 그래서 천모자는 모두 저렇게 두줄 세줄 박아주는가 봅니다.
이
이것은 몇코로 시작했는지 엊그제 떠놓고도 생각이 나질 않아요.ㅜㅡ;
아마 4호 바늘을 이용해 65~70코 정도로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면사 한겹이니까. 실제로 시작콧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 같아요. 떠가면서 충분히 조정가능하니 마음 편하게 시작하시면 되겠습니다.
줄이기는 똑같이 옆에서 한코씩 줄였지만 늘리는 것은 가운데에서 3코씩 늘렸습니다. 그래야 챙의 보형물과 밀착이 될 것 같아서요. 그렇다고 너무 많이 늘려도 뜨개조직이 남아 늘어지는 경우가 생기겠지요.
아무래도 한겹실이다보니 늘리는 부분에서 곡선이 뾰족하게 나오는 바람에 콧수조정은 각단마다가 아인 두단마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좀 부드러운 곡선이 나오더군요.
요렇게 완성되었습니다.
이번에 모자를 뜨면서 챙에 관해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뜨개방에서는 어떻게 가르쳐주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방법이 통하더군요.
좋은 팁있으면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