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는 컴퓨터연습중.
친정엄마가 컴퓨터를 시작하셨다.
혼자 계시니 누가 가르쳐드릴 수도 없고 오빠가 컴퓨터를 설치하면서 전원넣고 켜고,끄는법을 알려드렸는데
가끔은 엄마 생각대로 돌아가질 않아 동생이 수시로 들여다보고 알려드리는가보다.
덕분에 새벽시간엔 내블로그에도 들르시는 모양이다.
우리 상혁이가 여장한 것이며 여러가지 일들을 일일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미리 알고계신다.
컴퓨터가 있으니 제대로 배워보고싶다고 이번 4월부터는 문화센터 컴퓨터교실에 등록을 하고 한글워드를 배우셨는데 그게 또 그렇게 재미있다고 하시더니 하루이틀새 컴퓨터가 이상해서 안켜진다,안꺼진다,한글이 없다등등 복잡한 일이 많이 생기는가보다.
작은 아들 부르기도 한두번이지 퇴근 후 지쳐서 피곤한 음성을 들으니 그것도 미안하다고 컴퓨터를 안켜신지가 꽤 되었다고 하신다. 대신 일주일에 두번 있는 컴퓨터교실에 남들보다 30분 일찍 가면 강사를 독점할 수 있어 그때 많이 배우신단다.
아무래도 수업시간에는 말귀를 못알아듣는 사람들곁에 주로 있다보니 엄마에게는 차례가 안온다고.
강사에게서 할머니는 참 잘하신다는 칭찬도 듣고 배우고나면 집으로 돌아와 연습을 하고싶은데 컴퓨터가 마음대로 안되니 우리집에 오신김에 노트북으로 한글워드를 연습하시라고 했다.
사진은 며칠 된 사진이고 지난 주말 오빠가 와서 다시 컴퓨터를 고쳐놓고 갔다니 다행이다.
오늘내일쯤 엄마가 이 글을 보시겠지.
엄마가 모르시는 것을 설명해드리고나면 똑같은 것을 몇번이고 다시 물어보시는데 참을성이 없는 나는 소리부터 높아졌다.
그소리에 깜짝놀란 남편이 나를 불러들이고 상혁이가 오히려 차분하게 설명을 잘해 드렸단다.
유서방도 컴퓨터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일러주고 상혁이도 그러는데,더구나 핸드폰 메시지 보내는 것도 하나에게 배웠더니 그렇게 쉬운데 딸인 너는 성질부터 내느냐고 한소리 들었다.
왜그런지 모르겠다. 아마도 난 가르치는 능력이 부족하고 같은 말을 여러번 하는 것에 질리는 사람인가.
자라면서 엄마아버지는 큰소리 한번 안치고 우리를 키우셨는데 나는 어떻게 된 딸인지 모든 일에 짜증이다.
엄마가 쓰신 한글.
"엄마, 엄마가 최고야!!"
엄마에게 드리고싶은 딸의 속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