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혁이와의 교환편지.
상혁아,
어제 공항에서 선생님의 말씀을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상혁이의 긴장된 모습을 보니
앞으로 한달후에 만나게 될 상혁이의 모습이 기대되더구나.
오늘 늦게나마,짧은 시간이나마 상혁이의 건강한 목소리를 듣게 되어 반가웠단다.
지금쯤이면 좋은친구도 사귀었겠지?
캠프 선배인 누나가 그러는데 하루이틀 지내庸� 친구를 사귀게 되면 캠프생활이 너무 즐겁다더라.
그리고 여기 홈페이지에 들어와 업로드된 사진들중에서 상혁이를 찾는 기분이 쏠쏠하구나.
사실 예전에 이 엄마가 뒷통수의 2/3만 나온 사진으로도 누나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다보니
우리 상혁이의 모습은 금방 찾아지던걸?
다른 사진을 보니까 옷도 갈아입고... 혼자 알아서 잘하는 것 같아 안심이다.
네 엄마. 저에게 관심 많이 주셔서 고마워요.
누나 - 내가 처음으로 “누나야?”라고 안 부르고 그냥 누나라고 부르네? ^^누나하고 전화할 때 가슴이 뭉클하더라? 누나 나 없는 동안 아프지 말고 엄마 아빠 잘 모시고 알겠지?
아빠 - 안녕하세요? 전화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했고 많이 아쉬워요. 그래도 하루하루 아빠 굴 떠올리고 있어요. 엄마 누나 아빠! 사랑해요
* 첫날 게시판을 보니 다른 엄마들은 공항화장실에서도 울고, 집에서도 울고, 보고싶다, 그립다.......
모두들 구구절절한 이야기들이다.
나역시 떠나던 날 긴장한 녀석의 얼굴을 생각하며 좀 감상적으로 글을 썼더니 하나가 뭐라고 했다.
애 울릴 일 있느냐고.
자기도 초등학교때 제주캠프갔다가 엄마목소리를 듣고나면 전화끊고 울었다며
왜 엄마들은 애써 명랑하게 지내려는 애들을 못울려서 안달이냐고 했다.
듣고보니 하나의 말이 백번천번 옳다.
애를 멀리 보내놓고도 눈물을 안흘리는 엄마의 모습이 상혁이에 대한 미안함으로 이어져
괜히 슬픈 편지를 썼었느데 하나말을 듣고 다시 고쳐썼다.
2011,7,26
상혁아,
수영시간 재미있게 보내고 있지?
상혁이 생각은 날마다 하고있는데 엄마가 편지를 자주 쓰면 네가 부담스러울까 봐 애써 자제하고 있단다. ㅎㅎ
사실은 요즘 다시 공방에 나가 후니마미이모께 드릴 선물을 만드느라 바쁘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해.
여기 한국의 날씨는 너무 더워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배어나오는데
상혁이가 있는 그 곳은 아무리 더워도 수영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고있어.
오늘 상혁이의 영어일기를 봤는데,
캠프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안심이야.
그리고 두번째 영어일기에 누나가 답글을 썼는데 혹시 네가 못볼까봐서 여기에 옮겨적는다.
누나는 너의 영어실력이 이 정도였었나?하면서 칭찬하더구나.
Dearest my brother.
I'm very glad to read your diary which is full of happiness and surprised since it was written in English. Hope and believe you are doing well and miss you a lot. Always do your best so that you can get accustomed to using English.
You know, I envy you since I've never been abroad, so enjoy your summer there as much as possible! Studying English and Maths is also important but you're still an elementary school student, so it is much more important for you to have fun, I think.
With love, Hana.
엄마,아빠 역시 너에게 끝없는 사랑과 믿음을 보낸단다~. *^^*
그런데 그걸보고 누나가 칭찬을 해주니 정말 기분이 좋아요. 감사합니다. 일요일 저녁에 전화들ㄹ꼐요
*구구절절한 부모들의 편지와 달리 아이들의 답장은 단답형이 대부분이다.
'네.' 라던가 '어.' 심지어는 그것도 귀찮아서인지 'ㅇ.' 만 쓰는 아이들도 있었다.ㅋㅋ
우리 상혁이는 어디에서건 마음은 급해도 기본 5줄은 써준다.*^^*
오랫동안 소식 전하지 못했지?
그래도 날마다 이 곳에 올라오는 일기와 사진들을 보며
우리 상혁이의 커다란 함박웃음에 모두 행복하단다.
그런데 아무리 엄마의 감이 좋아도 그렇지,
어쩌면 그렇게도 제대로 나온 사진이 드문것이냐!! ^^;;
위의 사진들에서 엄마는 상혁이를 찾아냈어.
아빠와 누나가 깜짝 놀랄정도의 동물적인 감각으로 찾은 사진도 있단다.
상혁이도 한번 찾아 보렴~.
그리고 오늘 본 사진, 두명만 나온 사진에서 그렇게 가려져있으니.......
그것도 순간포착 안되려는 상혁이 너만의 재능인거야?
사진 제목만 보고 넘어가려다 무언가 찜찜해 클릭해보았더니만.
건강하고, 어쩌다 한 번쯤은 카메라에 너의 존재감을 드러내주길 바란다.
앞으포는 사진에 관심 슬꼐요
대신 엄마도 편지 너무 가끔 보내지 마요.......자주보내줘요
저 다친데 없으니깐 걱정마세요
누나 전화했는데 너무 반갑게 하지마 눈물나와!! 오케이?
저 갈뗴까지 건강하세요.
*엄마인 내목소리를 듣고서는 그리 담담하더니 아빠와 누나와 이야기를 하면서는 울었단다.
섭섭하지.
편지에도 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하다는둥 누가 보면 내가 새엄마이거나 무관심한 엄마인 것처럼
보이는데 어떻게 나랑 통화할 때에는 울지 않느냐고!
나중에 상혁이가 말하길 "엄마는 늘 다정하니까 괜찮은데 갑자기 아빠랑 누나가 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주니까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
그럼 그렇지~!
에구~!!그랬구나. 우리 상혁이가 엄마 편지를 자주 받고 싶어했구나.
엄마는 네가 답장쓰기 귀찮을까 봐서 일부러 안쓰고 참고 있었는데.......
그런데 오늘 편지보니 한글 맞춤법이 영 아니올시다네?
벌써 한글을 잊어버린 것은 아니겠지?
사진속의 상혁이 환한 얼굴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
정말 잘지내고 있구나하고 엄마와 아빠 그리고 누나는 안심하고 있단다.
누나도 이제껏 학교에 다니다가 이제야 비로서 방학을 했단다.
어제, 엄마랑 누나가 외할아버지댁에 갔는데
중간에 갑작스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그만 옷이 다 젖고 말았어.
젖은 옷을 말리느라 할머니의 옷을 빌려 갈아입고
누나는 피곤하다며 잠시 누웠는데 그만 잠이 들었지 뭐야~.
그래서 엄마 혼자 집에 왔단다.
집의 창문을 모두 열어놓아서 비가 들이칠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아빠도 지방에 가시고 완전 엄마 혼자만의 세상이었지.ㅎㅎ
저녁에 누나한테 전화가 왔는데 잠깐 자면서 네 꿈을 꾸었다고 해.
그래서 누나가 몇번을 "유상혁, TV꺼." 라고 했는데도 역시 묵묵부답.
다시 더 큰소리로 "유상혁, TV끄라고." 그래도 들은척 만척 등만 보이고 앉았길래
결국은 참지 못하고 "TV 끄라니까!!!"하고 엄청 큰소리를 쳤나 봐.
그바람에 깜짝 놀라서 꿈에서 깼는데 거실에서 TV보시던 할머니 할아버지가
어쩔줄을 몰라 하시더래.
물론 할머니,할아버지의 오해는 풀어드렸지만
누나의 그 목소리에 할아버지는 간이 바닥에 떨어져서 다시 주우셨다고 하더라.
역시 누나답지?
sorry i fogot korean.
장난이예요 ㅠㅠ 제가 여기 오더니 외국인이 되어가요
힝~ 장난이예요
그런데 길게 못쓸꺼같아요 저 다이어리 써야되요
그리고 누나가 나를 꿈에서까지 화를 내다니....
그래도 내가 꿈에 나와서 기분이 좋넸요
건강하세요
*집에 가고싶다는 아이들도 많이 생기는 캠프 중반.
여전히 씩씩하게 지내는 모습,약한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상혁이의 깊은 속.
우리 상혁이 다컸구나.
2011,8,9
오늘은 무척 더운 날이었단다.
상혁이가 여기에 있었더라면 아마 아이스크림먹으면서 욕조에 들어가 있었을 거야.
어제 아빠가 목포에서 올라오시면서 아주 싱싱한 민어를 받아 오셨어.
물고기 한마리가 5KG가 넘는 것이니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겠지?
회로도 먹고 나머지는 푹고아서 민어지리(고추가루없이 소금으로 간을 한 찌개 )로도 먹었단다.
알도 얼마나 큰지 몰라.
그리고 무엇보다 국물이 마치 고기국물같이 뽀얗게 우러나더라고.
옛날에는 여름보양식으로 민어를 최고로 쳤단다.
민어를 구하지 못하면 소고기 육개장을 해먹었으니 얼마나 좋은 음식인지 알겠지?
그래서 몸에 좋은 민어지리를 엄마가 다 먹으려다가 상혁이 오면 해주려고 냉동고에 얼려놓았지.
아마 내일 편지에도 쓰겠지만 이번 주말에는 엄마 핸드폰으로 전화하렴~!!
네 안그래도 매운 걸 먹고 싶은데.. 타이밍 잘잡으셨네요
ㅠㅠ 그래도 남겨주셧다니 기분이 정말 좋네요
그런데 기념품 윤범, 김민, 희연, 유진, 가족이나 사야하는데 윤범, 김민, 유진이껄 준비못했어요
윤범이 껀 꼭 사야되고 민이도요 희연이도
*목포 할아버지댁에 간다는 말에 자기만 배놓고 간다고 힝힝거리던 녀석.
차마 크루즈타고 제주도에 간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이제 상혁이와 만날 날이 다가오는구나.
마지막주라서 많이 바쁘겠지?
토요일에 건강한 모습으로 공항에서 보자!! *^^*
어~ 이제 곧 갈꺼니까, 걱정하지 마시고요-
토요일날 아빠는 오지마세요ㅎㅎㅎ
친구 데려오세요.
*ㅎㅎ 늘 집에서 슈퍼마리오를 같이하던 그 친구를 말하는구나.
다행히 이번에는 상혁이의 친구가 시간이 되어서 같이 공항에 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