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가슴이 막 설레여.
아직도 곰돌이와 함께 잠드는 상혁이는 어젯 밤 불꺼진 방에서 내게 말을 건넸다.
"아~!! 엄마 가슴이 막 설레여~."
"왜애? 뭐가 그렇게 좋아?"
"아~아~, 어떻게 해. 너무 설레여."
"어서 자고 나중에 얘기하자."
"아~!"
뭐가 그리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것일까?
나중에 들어보니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 한둘이었나?
처음 본 누나게게 반해서 춤까지 춘 적도 있었고 http://blog.daum.net/touchbytouch/5299460
유치원 다닐 적에는 연애편지까지 썼잖아. http://blog.daum.net/touchbytouch/9229961
또 1학년 때에도 좋아하는 여자짝이 있었고
그런데 한동안 잔잔하던 상혁이의 가슴을 두드린 여학생이 생겼나 보다.
설레어서 잠이 다 안오고 오늘 고백을 하까? 내일 고백을 할까?
고민을 하는 녀석에게 고백은 하지 말고 아직은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혹시라도 냉정한 거절을 당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었고 주변 친구들이 알게 되어 놀리지나 않을까하는
노파심에서였다.
왜 고백을 하지 말라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상혁이에게 내 생각을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가슴을 내밀며 아주 당당하게- 전 날부터 어머니,~~했습니다~~했습니까하던
어투 그대로말한다.
"저는 그런 것 두렵지 않습니다.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 무슨 죄가됩니까?"라며 당장이라도
엄마 품을 박차고 나갈 기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엄마의 말에 공감하는 눈치.
"너무 갑작스럽게 얘기하면 당황할테니까 조금씩 관심을 갖다가 천천히 얘기해야겠지요?"
"^^; 그래. 그리고 속으론 좋으면서도 겉으론 싫다고 할 수 있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아마 우리 상혁이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절대 싫다고 안할걸?"
"하하.. 그건 엄마 아들이니까, 엄마의 생각일 뿐입니다."
이제 우리 상혁이가 이성에 눈을 뜨는가 보다.ㅎ~
곧이어 사춘기가 오고 때로는 반항도 하겠지.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겠지.
그리고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기면 밤잠을 설치면서도 엄마에게는 비밀로 하겠지.
오늘과는 다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