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엄마, 가슴이 막 설레여.

hohoyaa 2011. 4. 30. 21:48

 

아직도 곰돌이와 함께 잠드는 상혁이는 어젯 밤 불꺼진 방에서 내게 말을 건넸다.

"아~!! 엄마 가슴이 막 설레여~."

"왜애? 뭐가 그렇게 좋아?"

"아~아~, 어떻게 해. 너무 설레여."

"어서 자고 나중에 얘기하자."

"아~!"

뭐가 그리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것일까?

나중에 들어보니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여자가 어디 한둘이었나?

 

처음 본 누나게게 반해서 춤까지 춘 적도 있었고    http://blog.daum.net/touchbytouch/5299460

유치원 다닐 적에는 연애편지까지 썼잖아.            http://blog.daum.net/touchbytouch/9229961

또 1학년 때에도 좋아하는 여자짝이 있었고

 

그런데 한동안 잔잔하던 상혁이의 가슴을 두드린 여학생이 생겼나 보다.

설레어서 잠이 다 안오고 오늘 고백을 하까? 내일 고백을 할까?

고민을 하는 녀석에게 고백은 하지 말고 아직은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

혹시라도 냉정한 거절을 당할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었고 주변 친구들이 알게 되어 놀리지나 않을까하는

노파심에서였다.

왜 고백을 하지 말라냐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상혁이에게 내 생각을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가슴을 내밀며 아주 당당하게- 전 날부터  어머니,~~했습니다~~했습니까하던

어투 그대로말한다.  

"저는 그런 것 두렵지 않습니다. 이성을 좋아하는 것이 무슨 죄가됩니까?"라며 당장이라도

엄마 품을 박차고 나갈 기세이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엄마의 말에 공감하는 눈치.

"너무 갑작스럽게 얘기하면 당황할테니까 조금씩 관심을 갖다가 천천히 얘기해야겠지요?"

"^^; 그래. 그리고 속으론 좋으면서도 겉으론 싫다고 할 수 있으니까 너무 실망하지 말고.

 아마 우리 상혁이를 제대로 알게 된다면 절대 싫다고 안할걸?"

"하하.. 그건 엄마 아들이니까, 엄마의 생각일 뿐입니다."

 

 

이제 우리 상혁이가 이성에 눈을 뜨는가 보다.ㅎ~

곧이어 사춘기가 오고 때로는 반항도 하겠지.

엄마에게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친구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겠지.

그리고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기면 밤잠을 설치면서도 엄마에게는 비밀로 하겠지.

오늘과는 다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