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이럴 때 우리 식구들이라면 빵터진다. ㅎㅎ

hohoyaa 2011. 4. 27. 15:11

 

빵터진다는 의미.

이젠 애들도 모두자라 별로 빵터질일이 없는 우리 집.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아들녀석이 컴앞에 앉더니 글짓기 숙제를 하는 눈치다.

엄마 노트북에서 한글에 입력하더니 안방에 있는 컴퓨터로 인쇄를 한다.

궁금하니까. 엄마는 아들의 글짓기를 들여다본다.

그리고 오랜만에 빵터졌다.

 

 

아마도 5월은 가정의 달이니까 가족에 관한 글짓기를 해오라는 숙제였는가 보다.

가족의 중요성을 절절이 설명하면서 엄마와의 일전도 소개해 놓았다.

빨간색은 편의상 내가 글씨 색깔을 바꿨다.

아~!

저 구절,우리 집 식구들이라면 너무도 공감하고 빵터지는 구절이다.

마음약한 녀석은 늘 저런식이다.

엄마가 잔소리를 해서 자기가 억울하더라도 그자리에서 엄마에게 대들지 않고 자기 방문을 닫고 들어간다. 나는 어느새 잊어버리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데 아들녀석은 아마도 엄마역시 자기처럼 후회와 괴로움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줄 알았는지 어느새 조용히 나와 엄마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문을 연다.

"엄마, 아까는 제가 잘못했어요. 하지만 억울한 점도 있는데 엄마가 말을 못하게 하니까 제가 더 속상했거든요. 앞으로는 엄마도 제 말을 좀 끝까지 들어주시고 혼을 내더라도 내도록 해주세요. 그러면 저도 덜 속상할 것 같아요."

 

 

 

그런데 나의 빵터지는 웃음소리를 들었을까?

아니면 이야기를 건네들은 아빠가 빵터진 것을 알았을까?

녀석이 학교에 가져갈 인쇄물에는 안마이야기가 빠지고 대신 죄송하다는 말이 들어가 있다.

엄마는 그게 좋은데 왜 뺐느냐고 했더니

"이거 글짓기 대회에 낼건데 나중에라도 혹시 전국민이 읽게되면 사람들이 엄마처럼 웃을까 봐서. ^^;;"

ㅎㅎ 이 구절에 웃을사람은 매순간 상황을 너무 잘알고 있는 우리 가족뿐인걸,

그리고 설마 너는 이게 전국민이 읽게 될 것이란 생각을???

 

시험이라 일찍 집에 온 딸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기 전 글짓기한 워드부터 보여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누나도 빵터졌다.

 

사실 우리 식구가 빵터진 이유는 안마이야기가 아니라

'나도 모르게 뭔가에 홀린듯이'라는 구절이다.

엄마의 매력이 아들에게만은 아직 통하는가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