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축하해주세요. *^^*

hohoyaa 2011. 4. 23. 00:27

 

 

하나가 장학금을 받았어요.

딸이 장학금을 타니까 아빠의 어깨가 더 넓어진 것 같아요.

실연자협회? 혹시 실연당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닐까 생각하실지 모르겠네요.ㅎㅎ

실연자협회란 방송에서 활동하고있는 탤런트,성우,개그맨.MC들의 저작인접권을 보호하기 만든 단체입니다. 이사장인 김기복씨는 이 저작권법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으셨어요.

덕분에 요근래 재방료 수입이 쏠쏠한데, 그 재방료는 모두 제통장으로 들어오지요.^^

아직은 연예인노조처럼 위상이 크진 않지만 2년전부터는 회원자녀를 위한 장학사업을 하고 있답니다.

처음 이 제도를 알게되었을 때에는 우리 딸 하나가 해당사항이 없는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장차 고등학생이 되어서 과연 장학금이라는 것을 탈 수 있을까 확신이 서질 않았었지요.

 

2학년인 현재 1학년 2학기 성적으로 심사하는데 본인은 자신있다고 신청서를 내보라고는 했지만

아빠는 그닥 믿음이 안가기에 괜히 애 기만 죽이고 망신당하는 것은 아닌가 망설였답니다.

아무리 언어와 외국어를 잘해도 수학이 워낙 떨어지기에 설마설마하게 되더군요.

우찌되었든 일단 신청이나 해보고 안되면 마는 것이지 미리부터 실망하지 말자는 제 말에

순간의 팔림을 감수하고 서류준비를 해서 접수했지요.

집고친다고 망치질에 여념이 없던 어느 날, "축하합니다. ^^"라는 낭보를 들었답니다.

어제는 본인대신 남편과 함께 여의도로 장학증서를 받으러 갔어요.

 

와~! 가서 봤더니 모두들 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더군요.

신인탤런트인지는 제가 TV를 잘 안봐서 모르겠지만 연기를 하는 틈틈이 대학원에서 공부를 해

4.5점을 받은 이가 4명이나 되더군요. 원래는 2명만 장학금을 받아야하건만 제비뽑기를 할 수도 없고

난감했는데 본인들 동의하에 4명이 50%씩 나눠 받기로 했답니다.

대학원생은 회원 본인만 받을 수 있고 대학생,고등학생은 회원의 자녀가 해당되는데

어느 성우분의 따님은 서울대에서 4.0을 받았더군요.얼굴도 수더분하니 성격도 좋던데 공부까지.

서울대는 어떻게 가느냐고 물었더니 지하철2호선을 타면 된다는군요.ㅎㅎㅎ

고등학생은 3명인가 4명이었는데 평일이라 모두 부모님이 오셨어요.

전교1등하는 학생의 아버님도 오셨는데 대중에게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그 분의 얼굴에 가득한 웃음이 어느 유명배우못잖게 자부심으로 빛이 나더군요. 아마 미래의 서울대생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장학증서를 받고 중국집에서 요리대접까지 받았습니다. 딸을 잘 둔 덕인가요? ^^

그 곳에서 실연자협회의 임원분들이 그러시더군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보다도 고등학생으로서 장학금을 탄 학생의 부모가 제일 부럽다고요.

오늘 이자리에서 장학금을 탄 학생들은 일단 in서울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덕담도 잊지 않았습니다.

요즘 대학가기가 그렇게도 힘들다네요. ㅜㅡ;

장학금 신청서류를 접수하고 심사하시는 분은 거의 전문가수준으로 내신을 내시는데

장학금을 신청하는 사람중에는 우스개말로 친하니까 힘좀 써달라는 분도 계셨고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녀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차원에서라도 꼭 장학금을 타게하고 싶다는 분도 계셨지만 아직은 재원이 넉넉치못한 관계로 어렵게나마 원칙을 고수할 수 밖에 없었다십니다.

 

하나가 참 장합니다.

이번 일을 기회로 더욱 매진하면 좋겠는데 바램처럼 그리 될런지.

요즘 부쩍 한국이 싫다며 비분강개하는 딸의 얼굴을 보는 부모마음은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무한경쟁의 장으로 계속 내몰리는 아이들을 보는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대학등록금이 너무 비싸니 장학금으로 가야한다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는데

딸아이에겐 그 말도 비수처럼 박혔을까 봐 저으기 걱정스럽습니다.

 

그런데,그런데 낼모레 중간고사인데 지금 TV앞에서 유희열을 보고 앉아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