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시간
하나가 다니는 학교에는 집단심리상담시간이 있단다.
학부모 회의가 있는 날 학교소개를 하는 시간에도 전문상담가선생님이 학교에 상주하고 계시다는 것을 들어서 저으기 안심을 했는데 소극적으로 아이들이 찾아오는 상담을 기다리는 것뿐만 아니라 학과시간중 한시간을 집단상담에 할애하여 무엇보다 건강한 정신을 갖게 하려는 학교의 의지가 마음에 들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분위기속에서 자신과의 싸움을 해나가야하는 청소년들에게 국영수못지 않게 중요한 한가지는 위태로운 사춘기의 현수교를 무사히 건너 목적지에 안착하는 것이리라.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이므로 가정에서 부모의 관심만으로는 부족한 무언가가 있을 수 밖에
없고 사회의 전반적인 관심이 절실하다고 늘 생각했기에 학교의 집단상담시간은 가뭄의 단비같이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지난 주에 실시한 첫번째 상담시간에는 조를 나누어 진행을 했는데
두사람이 짝을 지어 한사람은 맹인이 되어 연필을 잡고 한사람은 맹인의 길을 인도하는 역할을 해보고 다음에는 서로 역할을 바꿔서도 했는데 각기 맹인,안내자가 되어 느낀 소감을 적으라 했단다.
하나는
맹인이 되어서 연필을 움직이자니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면서도 자신이 안내자의 말대로 잘 따라하고 있는지
혹 선밖으로 나가지는 않는지 걱정이 되고 두려웠단다.
안내자의 입장에서는 상대가 잘못 선밖으로 나갈까 봐서 조바심이 나고 어떻게 인도를 해서 달팽이를 잘 그릴 수 있게 해줄까 걱정이 앞섰단다.
선생님의 코멘트.
선이 중간 중간 끊어지게 그려진 것은 앞날을 알지 못해 두려움이 있는 것이고
맹인을 안내하려는 의지는 교육자로서의 기질이 보인다고 하셨단다.
다른 친구들의 경우
맹인의 입장에서는 짜증이 난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는 현재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있는 상태라고 한다.
한시간이었지만 자기가 선입견을 갖고 있던 아이들의 긍정적인면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하나.
엄마인 내가 편견을 갖고 있기에 하나역시 알게 모르게 요즘 아이들같지 않게 상당히 보수적인 기질이 있어서 한편으론 너무 시야가 너무 좁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는데 학과시간이 아닌 이런 시간에 친구들의 내면을 알게되니
서로에게 한걸음 다가설 수 있었다고 한다.
원한다면 학생뿐아니라 가정문제로도 얼마든지 상담을 해주신다고 하니 요즘 우울하다는 우리 상혁이의 심리가 어떤지 문를 두드려보고 싶은 엄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