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요 저요.
고등학생이 되어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지않는다는 하나.
그렇게 좋아하는 영어시간에도 하나는 발표할 기회를 얻지 못하고 선생님은 계속 한사람에게만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셔서 못내 서운한 눈치이다. 중학교때에는 모두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었었는데 왜 고등학교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지 엉뚱하게도 나에게 목소리를 높이니 난감했다. 더구나 자신은 영자신문부에 들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특정 학생을 복도로 데리고 나가 영자신문부에 들어 오라고 했다며 속상해 했다.
영자 신문부에 너도 지원하면 안되느냐고 했더니 한 반에 한 명씩만 들어갈 수 있고 담임선생님의 추천이 있어야하는데 그 친구는 담당 선생님의 권유가 있으니 자기는 안될게 뻔하다고 실망스러워 한다.
그런 영어선생님이 나무젓가락을 이쁘게 만들어 오면 뽑아서 발표할 기회를 주겠다는 말씀에 기회가 챤스다싶어 새벽2시까지 만든 나무젓가락 작품이다.
나무젓가락에 털실로 머리카락을 붙이고 양갈래 머리를 곱게 땋아 다소곳한 여학생을 만들었다.
엄지손가락을 큼지막하게 강조한 '넘버 원'젓가락.
위험하게도 컷터칼로 깎았단다.
당장 뭐라도 집어먹고 싶어지는 나무젓가락.
이 정도면 우리 하나에게도 기회를 주지 않으실까?
이 나무젓가락을 갖고가서 영어시간에 내면 선생님이 눈에 띄는 젓가락의 임자에게 발표할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룰루랄라 학교에 갔다 온 딸.
결과가 어땠느냐는 내 물음에 하나는
"다음 시간에 한대.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영어 시간이 다 끝난 다음에 걷어가셨는데 그래도 내가 만든 젓가락을 보고 귀엽다고 하셨어. 다음 시간엔 기회가 오겠지."
그래, 다음 시간에는 기회가 올거야.
조급하게 생각지말고 한걸음씩 한걸음씩 천천히 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