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마늘을 얼리던 때는 지났어요.♬

hohoyaa 2010. 2. 8. 20:54

그런 CM이 있었지요.

허참씨가 나와서 "마늘을 다지던 때는 지났어요~!"하며 순마늘이란 가루 마늘을 내보이던 그 선전말이에요.

당시엔 지가 몇 살이었는지 그런 것에  별로 관심도 없었고 그 상품도 반응이 안좋았는지 금방 자취를 감춰 버렸지요.

아마 요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마늘을 갈아서 냉동실에 얼려놓고 쓰실텐데,

이 냉동실은 여름이나 겨울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꽉꽉 차 있으니 냉동고를 따로 들이신 가정도 많지요.

 

저희 집도 예외가 아니라 마늘은 늘 얼려서 사용을 했는데 부피도 부피지만 찌개나 국에 넣는 것이 아닌 나물이라도 무칠라치면 사용하기 전에 미리 꺼내놓아야 하건만 주부건망증이 심한  저는 그도 여의치 않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예전 순마늘이라는 상품처럼 마늘을 가루로 내면 어떨까하는 것에 생각이 미쳤어요.

그래서 식품 건조기에 마늘을 말려봤답니다.

 

 

마늘을 편으로 썰어 건조기에 넣고

 

 

며칠 전에 만들었으나 일일이 시간을 체크하기 보다는 마늘의 상태를 보아가며 만들었기에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알 수가 없네요.

 

 

후니마미님과 전화 통화하면서 마늘을 말려 가루를 낼 생각이라고 했더니 일본에서는 편으로 말려 사용을 하는데 맛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다 가루로 만들지는 않고 어느 정도는 남겨 놓았지요.

 

제가 마늘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 말린 마늘이 얼마나 고소하게 보이고 냄새도 고소한지 몇개 집어 먹었는데 과자같이 바삭하고 고소하더라고요. 또 신기하게도 가운데 부분에 마늘의 매운 맛이 응축되었는지 와~! 제법 톡쏘는 맛까지 있어요.

너무 맛있으니 혼자 먹기 아쉬워 다음 날 남편에게도 맛을 보라고 주었지요.

남편 역시 이 마늘의 겉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입안에 덥썩 넣었답니다.

그러면서 괜찮네... 하는 표정이다가 갑자기 침을 흘리면서 가슴을 부여잡더군요.

무지 매운 맛이래요. ㅎㅎㅎ

일부러 골탕먹이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는데 빈 속이라 그런지,역시 내장기관이 저보다 약한가 봅니다.

우리 딸에게도 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마늘을 보는 순간 제가 해 준 말을 믿을 수 없었는지 자기도 먹어 보겠다며 얼른 한개를 입안으로 낼름~!

뭐, 이 정도면 괜찮네.맛있는데? 과자같이...하더니 갑자기 입을 벌린채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스~하!스~하!

얼굴이 빨개져서 어쩔 줄을 몰라요.

결론은 마늘편을 먹고도 끄떡없던 내 속이 철갑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는.......ㅜㅡ;

 

 

마늘의 매운 맛은 알리신인데 그게 휘발성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말렸으니 그 매운 맛이 다 날아가 버리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으나 몇사람의 임상실험을 거쳐 그 효능이 인정되었으므로 이제는 나머지를 갈아 봅니다.

 

 

가루로 내니 부피가 1/2이상 줄었습니다.

 

 

입자가 아주 고운 마늘가루가 되었어요. 색이 얼마나 고운지 또 한 수저 떠먹고 싶더군요.

 

 

편으로 말린 것은 기름에 볶아 마늘향을 내는 음식이나 깨끗한 국물을 낼 때 사용을 하고 가루는 뭐 여러가지로.

마늘빵에 마늘가루를 넣고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 봅니다.

이렇게 가루로 편으로 말려서 밀폐용기에 보관을 하니 냉동실도 넉넉해지고 이젠 마늘을 말려 사용하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무첨가 건조식품이니  습한 여름철에는 특히 보관에 주의해야하겠지만 눅눅해지는 정도는 용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