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말리고 말리다 과일엿도 만들고
요즘 식품 건조기와 씨름하느라 하루가 짧아요.
만들기가 무섭게 사라지는 말린 과일때문에 종일 부엌에서 살고 있지요.
요 며칠 동안 만든 것입니다.
귤
귤은 속껍질가는게 큰 일이잖아요.
그래도 조심스레 살살 잘 까줘야 알알이 탱글탱글 살아있어서 그나마 입에서 씹는 맛이 있어요.
원래 맛있는 귤은 말리면 더 달고 맛있어지고 약간 맛이 덜한 귤도 새콤해져서 맛있지요.
거의 반박스 정도의 귤이 하룻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답니다.
단감
이 단감은 그냥 먹어도 맛있어서 말리기 아까웠지만 그래도 서운하니까 몇개를 말렸어요.
청도 감말랭이를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어요. ^^
찬밥
강정을 하려고 모아놓은 찬 밥도 말렸지요.
요맘 때 겨울철에는 밖에 내놓을 수가 없어서 말리기가 힘들었는데 여기에다 말리니까 과일보다 빨리 마르더군요.
사과
말린 과일의 최고봉,사과칩입니다.
껍질을 벗겨 얇게 저며서 말리면 아주 바삭하고 맛난 사과칩이 된답니다.
요렇게 얇아요. 감자칩같이 바삭합니다.
요래 얇아도 입안에 들어가면 진한 사과향이 끝내 줍니다.
요게 우리 하나 손인가? 상혁이 손인가? 하나 손이구낭~!
말리자마자 주워 먹고 그릇으로 옮기는 동안에도 주워 먹고 그래도 그냥 사라지는게 서운해서
잠시나마 그릇에 담아두고 싶건만 이렇게 채워놓고 돌아서면 금새 빈그릇이라 인건비 생각이 좀 납니다.
잼
아하~~!!
요것 의외로 대애박입니다.
무화과 잼이랑 귤잼이랑 부지런히 만들어 놓아도 빵에 잼발라먹는 사람은 막둥이 상혁이 뿐이라 좀처럼 없어지질 않아서 여기에 말려 보았어요.
생과일을 갈아서 올리면 과일퓨레가 된다는데 잼도 못먹을 정도는 아니겠지 싶어서요.
다 굳은 후에는 용기에서 잘 안떨어지더군요.
냉동실에 5분 정도만 넣었다가 빼면 아주 잘 떨어지는데 상온에서는 녹는 기분이랄까?
좀 끈적거리는 것이 마치 엿같더군요.
그래서 손에 붙지 않게 콩가루를 묻혀 주었더니 이게 웬일??
완전 과일 엿입니다. 잼이라서 너무 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콩가루를 묻혀 먹으니 단맛도 중화되고 고소하기까지. 울 상혁이 맛을 보더니 호박엿?하는군요.
단순히 네모지게 자르기보다 꽃모양 깍지로도 찍었더니 상혁이가 신이나서 장식을 했네요.
누가 보면 엄마는 하루종일 이런 것만 만드는 줄 알겠다며 자기가 도와 준다나요?
집에서 만든 잼은 냉장보관해야 하니까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데 요렇게 엿을 만들어 먹으면 좋겠어요.
왼쪽의 것은 처음이라 콩가루를 제대로 묻혀 주었고 오른쪽의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표면의 끈적거림이 덜해지길래 살짝 기분만 내주었어요.
엿처럼 이가 뽑힐 정도로 달라붙지 않아 먹기도 편하지만 역시 과일이라 그 향기와 상큼함은 비교가 안됩니다. 특히 무화과잼의 향이 좋아요. 혹 집에서 놀고있는 건조기가 있으심 과일엿 꼭 만들어 보세요.
기나긴 겨울 밤 달달한 엿을 물고서 식구들과 둘러앉아 옛날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손이 가요 손이 가 과일을 말리다 http://blog.daum.net/touchbytouch/16847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