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달달한 것이 그리운 계절? 캐러멜 만들다~

hohoyaa 2009. 12. 1. 00:11

미루꾸 아세요?

어린 시절 요깡(양갱)과 함께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미루꾸가 milk의 일본식 발음이었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가끔은 캐러멜보다 미루꾸가 더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남편은 땅콩 캬라멜을 좋아해요.

마트에서 남편의 발길이 꼭 머물다 가는 곳은  추억의 군것질 코너.

고구마 과자니 땅콩 캬라멜, 뽀빠이같은 것들을 몇개씩 집어 넣곤 하지요.

어제 인터넷을 돌아 다니다 우연히 캐러멜 만드는 블로거를 보고 마침 생크림도 있으니 한 번 만들어 볼까 해서 오늘 다시 찾으니 그 블로그는 안보이고 또 다른 검색결과가 줄지어 나오네요.

그 중 가장 간단하고 좋아보이는 레시피를 대충 조정해서 실습 들어갑니다.

 

재료는 

생크림 400ml, 우유 400ml, 설탕 100g, 바닐라빈 대신 바닐라 설탕 16~20g, 버터 60g,

올리고당 100~120g,소금 약간

 

 

위의 모든 재료를 한데 넣고 불위에 올려 줍니다. 

 

 

너무 센불에서는 타기 쉽고 탄 것은 캐러멜이 안되고 사탕이 된다고 하길래 근 한시간 이상을 꼬박 불앞에서 눌지 않게 저어 주었습니다.

여름엔 할게 못되겠어요.

 

 

요게 20분 정도 지난 모습입니다.

실리콘 주걱으로 밑바닥까지 굵어가며 잘 저어 주는데 냄비바닥에서 와글와글 끓는 느낌이 제 팔위로 고스란히 전해 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밑바닥이 두껍고 깊은 냄비에서 해야합니다.

 

 

40여분이 지나자 제법 색이 나기 시작합니다.

 

 

1시간이 되었어요.

이젠 거품도 묵직하고 점잖게 끓어 오르네요.

 

 

엄마가 무얼 하는지 궁금해하는 아들.

"네가 상상도 못한 것을 만드는 중이야." 했더니 "혹시 캬라멜?"

"어떻게 알았어? 엄마가 언제 해준다고 얘기했었나?"  "아니~,색깔이 딱 캬라멜 색깔인걸?"

"응 그렇구나. 그래도 대단한데? 색깔만 보고도 맞추다니. 그런데 사실 캐러멜 냄새도 좀 났지?"

"아~니요! 단지 엄마의 사랑이 익어가는 고소한 냄새만 났는데?"

에구,,녀석. 내가 너땜에 웃는다.  *^^*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지 몰라 저렇게 주걱자국이 나는 정도가 될 때까지 끓여 주었습니다.

 

 

 

 

 

찬물에 살짝 떨어뜨려 봤더니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네요.

하지만 역시 생크림과 우유가 들어가서 그런지 오래 있으니까 물이 약간 탁해지긴 하고요.

 

 

 

다 되었다는 판단하에 모양틀에도 넣어주고 (금방   굳으려는지 표면이 고르지가 않아요. ^^;)

 

 

나머지는 사각 스텐레스틀에  부어 주었지요.

양을 두배로 하고 모양틀에 넣지 않으면 이 사각틀에 딱 맞을 것 같아요.

 

 

 

 

적당히 굳었다 싶으면 칼집을 내서 잘라주고요.

겨울 날씨라 따로 냉장고에 넣지 않고 부엌 다용도실에 한시간 정도만 두어도 잘 굳더군요.

 

 

남들처럼 이쁜 유산지가 없어서 집에 있는 종이 호일을 이용해서 개별 포장 들어갑니다.

 

 

이렇게 병에 담아 두고  심심할 때마다 꺼내 먹기로 하지요.

내일 아침에 아이들 등교할 적에 입에 물고 가라고 할 거에요.

하나는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기도 하고 남주기 아깝기도 하고 그렇다네요.

 

 

맛은,

결혼을 하고 음식을 직접 만들면서부터는 이상하게 내가 만든 음식이 땡기질 않아 아주 쬐끔만 맛을 봤는데

........괜찮더군요.

예전의 그 모리나가 미루꾸풍이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르 녹는 고급스러운 느낌이라고 할까?

담번엔 응용을 해보려고요. 옛맛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땅콩 캐러멜,커피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서는 커피 캐러멜,하나를 위한  쵸코 캐러멜,과일을 좋아하는 상혁이를 위해서는 글쎄..그냥 엄마표 캐러멜이면 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