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진부한 수다에 유쾌히 빠지다...
사춘기 때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한 책을 40이 훌쩍 넘어 다시 보니 왜 이리 수다가 즐거운지.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새 산만하고 정신을 쏙 빼놓는 영국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내 나이 즈음에는 이미 신선할 것도 없는 내용이니 집중이고 뭐고 할 것 없이 그저 다시 한 번 거들떠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던 나는 어느 새 베넷 집안의 식탁 앞에서 턱을 괴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
편견녀 '엘리자베스'에게 번번이 당하고 마는 원조 나쁜 남자 '다아시'의 표정을 상상하며 반나절 만에 400 쪽을 읽었으니.......
한 번 그들의 마을 '하트포드셔'에 발을 들여 놓으니 도무지 빠져 나올 재간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 후기를 쓰려하니 막상 쓸 것이 없다.
이 '오만과 편견'을 모태로 해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졌고 보아왔기에 사실 특별히 색다른 느낌도 없고 그저 간만에 재미있는 연애소설을 읽었다고 할까.......
베넷집안의 다섯 딸들은 각기 개성이 있고 가치관이 다른 자매들이다.
이야기의 대상은 주로 장녀인 제인과 둘째인 엘리자베스 그리고 막내 딸 리디아로 한정되긴 하지만 내가 제일 부러웠던 것은 제인과 엘리자베스의 교감이었다.
여자 자매가 없는 빈자리가 크다는 것을 결혼을 하고서 비로서 알게 되었기에 두사람이 서로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격려해주고 둘만의 비밀을 갖는다는 것이 내게는 굉장한 축복으로 생각되었다.
한 편으론 1700년대의 영국의 결혼관과 오늘 날 우리의 결혼관을 비교해 보는 씁쓸한 재미도 있긴하다.
수 세기를 지나오면서도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는 원작의 인기때문인지
미국의 어느 주부는 다아시가 창녀와 놀아나는(?) '오만과 편견 그 이후'를 썼다고 하고
엘리자베스와 다아시 사이에 좀비가 끼어드는 '오만과 편견,그리고 좀비'라는 책이 나왔다는 인터넷 서점의 홍보도 봤는데 세상에는 참 별별 사람들이 다 있다.
'오만과 편견'을 다시 읽고나니 브론테 자매의 작품들도 다시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제인 에어'나 '폭풍의 언덕'도 주문하리라고 기억해 둔다.
마지막으로 '다아시'라는 인물을 완벽에 가깝도록 연기한 '콜린 퍼스'의 눈빛을 감상한다.
***대강의 줄거리
****첫번째 고백
***책에는 없는 수영씬
독후감이라기엔 너무 부실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쥐어 짜도 밑천이 딸려서리,,,미안합니다.
대신 bbc판 '오만과 편견'중 다아시가 청혼하는 장면을 캡쳐해 봤는데 저작권에 걸린다는군요.......
이런 것은 괜찮겠지요??
즐감하시길요. ^^;
오만과 편견(세계문학전집 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