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것들.
몸과 마음을 한껏 게으르게 놀리며-거의 무기력하게 며칠을 지냈다.
날마다 하는 밥과 설거지,빨래를 하기 싫다고 두 손끝 다 맺고 앉아있을 수는 없지만
거의 숙제처럼 하던 블로그는 잠시 쉬었다.
쉬어 보아도,블로그 안 한다고 해도 그닥 달라질 것도 없는 엄마의 삶이다.
이제는 다시 움직이기로 한다.
손이 놀고 있으면 잡념이 생겨서 무언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이것저것 먹을 것도 만들어 보고
남아 있는 자투리 여름 면사가 있나 찾아도 보고 주문해 놓고 읽지 않은 책들도 넘겨보고
컴퓨터를 켜고 바탕화면에 저장해 둔 사진폴더를 열어본다.
사진은 열심히 찍었으나 올리지 않은 것들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그 중엔 미국에 사는 민정씨가 보내 준 책중에서 만들고 싶은 것들을 찍어 놓은 사진도 있다.
언제 만들런지는 모르지만, 진짜 만들게 될지는 모르지만 만들고 싶어서 찍어 놓은 사진들이다.
젊은 주부들, 이런 걸 많이 만들더만.
우리 집엔 어울리지도 않고, 공간도 없고 또 내 생각엔 그닥 실용적이지도 않지만
기분 전환용으로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것.
사실 디쉬랙보다는 책을 꽂아 둔 아일랜드 식탁이 더 탐난다.
지금 있는 조리대 겸용 식탁의 수납이 턱없이 부족하고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느낄 때마다
만들고 싶었던 아일랜드 식탁, 이런 식으로 한 번 만들어 보고 싶다.
와인랙도 좋다.
상부에 문이 있어 먼지 걱정도 없겠다.
그치만 우리 집엔 역시 별로...와인도 어쩌다 마실 뿐 매니아도 아닌걸.
단지 손님이 온다거나 특별한 날 그럴듯한 기분을 내고 싶을 땐 좋을 것 같다.
이걸 만들려면 기존에 싱크대와 일체형으로 설치 되있는 장을 떼어내야 하고
그러려면 씽크대도 다시 손봐야 하니까 공사가 커지고 내가 하기에는 역부족이지 싶다.
10 년만 젊었어도 겁없이 달겨들터인데.......
요건 괜찮다.
하나 방을 확장하게 되면 커다란 창가에 이런 식으로 책꽂이겸용 수납장을 만들어주고 싶다.
으이구~~,
나와는 늘 삐그덕삐그덕하는 사춘기 딸이지만 좋은 것을 보면 제일 먼저 생각이 나는구나.
겸해서 이 의자 정말 탐난다.
햇빛 가득한 창가에 만들어 놓은 책장앞에 이 의자를 놓고 다리를 쭉 뻗고 책을 읽으면 부러울 것 없겠다.
자세가 너무 좋아서 잠이 솔솔 오면 잠깐 조는 것도 좋겠지.
나무 프레임은 간단하지만 문제는 패브릭, 내겐 너무 어려운 패브릭이다.
하나 방에 하나, 안방에 하나 두고 싶지만 아무래도 공간이 마땅찮은 안방에는 생략해야 할 듯.
하나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며 내 구상을 얘기해 주었더니 꺄악!!하며 환호를 했다. 몇주 전에.......
아직도 만들고 싶은 마음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