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plants)

종이꽃

hohoyaa 2009. 2. 17. 20:33

 

작년에 꽃을 피우고 ( http://blog.daum.net/touchbytouch/14109345)

봄부터 가을까지 내내 밖에서 비바람을 친구삼아 지냈던 종이꽃.

 

한여름 뙤약볕에도 용케 줄기가 쭉쭉 뻗어가나 싶었는데 겨울이 와서 베란다에 들이려고 보니

생명의 기운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도록 모습이 변해 있었다.

죽었을까? 버려야 하나? 하지만 하지만 야생화니까.......

희망을 놓지 못해 그렇게 안에 들여놓고는 깊은 겨울을 맞았다.

언제였을까. 엄동설한에 죽은듯 말라있던 줄기 끝부분에서 초록빛이 눈에 띄었다.

그러더니 어느새 꽃망울이 몽글몽글 맺혔다.

요 며칠간 날씨가 추워서 잔뜩 움츠린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종이꽃들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렸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았다고 하던가.

마음조차 얼어 붙게 만들었던 이 겨울에 종이꽃은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린다.

야생이기에 올해는 진한 꽃향기를 지녔다.

후니마미님께 이 향기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