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한 것 만지기(kitchen)

명절선물로 만든 '때때옷 입은 상투과자'.

hohoyaa 2009. 1. 22. 14:05

요즘 책보고 이것저것 연습하다가 겁도 없이 만들어 본 상투과자.

레시피를 보고 무지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라 시작했는데 앙금을 섞어주느라 팔이 많이 아프더군. ㅜㅡ;

 

 

천연재료로 색을 낼 것이라 미리 각각의 그릇에 분량의 재료를 섞었다.

 

재료 

흰앙금 250g,계란노른자 1개,꿀 1TBS,우유 1TBS,아몬드가루 25g,천연가루 1TBS(계피는 색보다는 맛을 위한 것이기에 1tsp만 넣었다.)

 

 

 

그 후 아몬드 가루와 백련초,단호박,녹차,계피를 넣어 주고

짤주머니에 담아 모양을 내면 되는데 처음이라 많이 서툴러서 사진은 찍지도 못했다.

온도는 180도에서 20분 정도.

안 익혀도 먹을 수 있는 재료들이라 겉면이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만 바삭하게 마르면 된다.

 

 

제각각인 모양들.

맛을 보니 내 입맛엔 많이 달다.

 

 

선물하고픈 사람이 있어 포장을 한 번 해 봤다.

많이 부족한 솜씨지만 이렇게 상자에 담으니 쪼매 인물이 나긴 나는군....

 

 

명절이라 택배는 일찌감치 마감을 한다해서 우체국에 가서 시집을 보냈다. 

보내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저 상투과자의 품질에 의구심이 든다.

모양도,크기도 제각각이라 받는 사람이 실망하지는 않을런지,과자의 맛은 입맛에 맞을런지,

명절이 지난 후 더 내공을 쌓은 후에 보냈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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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내 손으로 만든 첫번째 상투과자라는데 의미를 두지꾸나. *^^*

 

 

 

아래는 생크림 롤케잌. 

연습삼아 한 번 만들어 본다고 사진은 찍지 않았었는데 의외로 맛이 너무 좋아 여기 올려 본다.

 

시트로 사용할 카스테라 .

어릴 적 옆에서 보았던 친정엄마의 방식과는 많이 달랐는데 그 때보다 더 부드럽고 맛있게 나왔다.

이걸 구우면서 보니 내겐 빵을 굽고 과자를 굽는 변변한 철판도 없다는 것이 새삼 아쉽게 느껴졌다.

아쉬운대로 오븐에 부속물로 들어있던 받침같은 것에 유산지를 깔고 구웠다.

빵굽는 판도 사야 하네. ㅜㅡ;  계속 돈이 들어가는구나.

 

 

이 롤케잌의 백미,생크림.

어릴 적 엄마는 저 시트에 딸기잼과 포도쨈만 번갈아 발라 해주셨기에 상대적으로 빵이 두꺼워 팍팍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생크림은  너무 맛있어서 남은 것을 냉동실에 두고 빵을 찍어 먹자고 했다.

 

 

뭐~그럭저럭 잘 말아졌다.

하나에게 맛을 보여주며 "제과점에서 파는 것과 비슷하니? "하니까

"무슨소리에요? 감히 제과점이랑 엄마표를 비교하다니~~,훨씬 맛있어요.

천상의 맛이랄까? 음~! 너무 행복한 기분이 들어."

내가 먹어봐도 시럽을 발라주어 촉촉한 시트에 생크림의 맛이 어우러져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상투과자를 시집보내고 레시피를 조정해 꿀을 반으로 줄이고 다시 만들어 보았다.

이번엔 아예 큰 그릇에 아론드가루까지 모두 같이 넣고 섞다가 4등분을 해서 색을 내 주었다.

훨씬 간편하네~~.*^^*

 

깍지도 한가지만을 사용해서 균일한 모양을 내느라 애를 좀 썼고, 꿀의 양이 줄었어도 여전히 단 맛이 난다.

그리고 반죽이 훨씬 빡빡해서 반죽도, 짜는 것도 힘이 들더니 구어져 나온 과자의 바삭함이 더 하다.

식구들이 오가며 하나씩 둘씩 집어 먹더니 남편은 오늘 만나는 후배 갖다 준다고 몇개 싸달라해서 롤케잌과 함께 싸주었다.

입이 궁금한 상혁이가 연신 집어 먹길래 "상혁아, 못생긴걸로만 골라 먹어. 선물할 데가 있으니까.^^;"했더니

상투과자 앞에서 한개도 고르지 못한다.

"엄마,아무리 봐도 못생긴게 없어요. 그래서 못먹겠어요"

ㅋㅋㅋ  녀석~. 비위 맞추기는 백점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