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것 만지기(DIY)

분해조립 책장

hohoyaa 2008. 9. 28. 18:54

집에 넘쳐나는 책들 어떻게 보관하시나요?

시간이 갈수록 쌓여가는 책들, 나중에 다시 보게 될것 같아 버리기도 뭣하고 책이 늘어날 때마다 크기나 모양이 다른 책꽂이를 구입하기도 벅차고요. 그저 쌓아두고 있다보니 오히려 집안이 지저분하고 복잡해 보이기도 하지요.

그런 고민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나무풍경'표 분해조립 책꽂이를 소개합니다.

공방에 처음 오시면 대개 예쁜 아기 서랍장이나,침대, 소품들을 만드시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이 분해조립 책꽂이를 만들어 가시더라구요.

저도 처음엔 그저 무덤덤하게 보았는데 요게 볼수록, 생각할수록 아주 쓸모있는 녀석이더군요.

먼저 분해조립이다보니 방을 옮기거나 이사 다닐 적에도 아주 간단하게 부피를 줄일 수 있지요.

그리고 책이 놓이는 선반을 상하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니 책의 크기에 따라 배치하면 처음 생각보다 책 한 줄쯤은 너끈히 더 꽂을 수 있고요.

이 책꽂이는 언젠가 우리 집에 설치하고 싶었는데 마침 이번에 우리 조카가 시집을 가게 되어 결혼 선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칠남매의 막내이다 보니 우리 앞으로 조카가 14명인데 이번이 개혼이고 또 특별히 마음 써주고 싶은 조카가 되다 보니 즐거운 마음으로 지난 여름동안 만들었습니다.

 

나무는 홍송 24t,18t

스테인은 오스모 월넛

 

 

 먼저 기둥 되어 줄 24t 에 다보구멍을 만들어 줍니다.

길이가 2150mm 길다란 나무에 5cm간격으로 뚫어 주는데 여기에서 잘못 되면 책꽂이 선반의 수평이 안 맞으므로 조심조심 신중하게 해야 한답니다.

 

 

 이번엔 선반에 들어갈 철물을 위해 역시 홈을 파 줍니다.

이 철물이 바로 책이 놓여진 선반을 움직이지 않게 꽉 잡아줄 역할을 합니다.

홈은 크지도 작지도 않게~~얕지도 깊지도 않게~~^^;;

연습을 많이 해 봐서 알맞은 높이를 구했답니다.

 

 

 연습 후엔 실제로 쓰이게 될 나무의 밑판에 4개씩 가공해 주고요.

 

 

 일차 가공이 끝난 홍송들.

이제 사포를 또 해야 합니다. 100방에서 220방까지....

사포는 너무 힘들고 지루한 작업이지만 맨질맨질한 속살을 드러내는 모습을 눈으로 손끝으로 확인을 하다 보면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월넛색상을 입힌 나무들입니다.

앞에 보이는 박스는 책장에 들여 놓고 쓰라고 만든 수납박스입니다.

 

 

 수납박스를 그저 뚝딱 만들기엔 너무 밋밋하니 몰딩을 해 보기로 했지요.

인터넷상으로 몰딩을 구하려고 다녀 봤는데 원목 몰딩은 없는가봐요.

그러니 저 가느다란 막대를 공방장님께 구걸을 하다시피 해서 얻었답니다.

마음같아선 루터로 아니면 조각도로 이쁘게 홈을 파고 싶었느나 제게는 너무 불가능한 작업이었기에 양쪽 모서리만 사포로 굴려 주었어요.

 

 

 이 기계는 각도 절단기입니다.

액자 만들 때 나무를 45도로 잘라주는 기계지요.

여기에 가느다란 몰딩감을 놓고 드르르륵하면 깨끗하게 45도로 절단된다고요.

 

 

 요기에도 오일로 마감을 한 후 다음 손서를 대기중~!

 

 

 바로 이런 모습의 몰딩이 되었습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하지 않은 것보다는 쬐금 정성이 들어간게 보일까요?

 

 

 이번엔 철물 마무리 작업입니다.(애석하게도 이 철물의 이름을 몰라요...)

미리 파 놓은 홈에 철물을 놓고 고무 망치로 스트레스를 풀다 보면 완성입니다. *^^*

 

 

 이제 책꽂이의 기둥부분에 높이 조절 철물을 부착해야하는데 비트의 크기도 크거니와 깊이또한 엄청나게 깊은 구멍을 24t에 뚫어야 한다니 겁이 날밖에요.

잘 못 뚫으면 비트날이 나무 밖으로 뚫고 나와 여름내 했던 작업이 수포가 되고 말 상황입니다.

미리 걱정하는 제게 공방장님이 주신 저 치구.

아하~~! 이 녀석을 이용하니 아주 쉽게 끝나는군요.

 

 

 요렇게 구멍을 뚫어 철물을 부착합니다. 

 

 

 이런식으로 높이 조절을 할 수가 있어요.

집집마다 천정의 높이가 조금씩 다를터인데 이 녀석 덕분에 어느 집엘 가더라도 그 높이에 맞게 설치할 수 있으니 이점이 또한 분해조립 책장의 매력이지요.

 

 

 쨔~잔!!

드뎌 설치입니다.

어제 오후에 조카의 신접살림이 들어갈 집에 가서 설치를 했는데 어두워서 사진이 흐리게 나왔어요.

일단 저렇게 24t 기둥으로 각을 잡아 수평계로 수평을 맞춰 줍니다.

 

 

'피스다보'입니다.

mdf장에서 흔히 봐 왔던 다보와는 달리 나선형 홈이 있어서 쉽게 빠질 것 같지 않네요.

이 피스 다보를 각각의 책장에 원하는 높이에 따라 박아 주고 선반을 올려 고정시켜주면 아무리 무거운 것이라도 능히 견뎌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음~. 사진이 역시...^^;;

두번째 기둥을 세우고 선반으로 너비를 맞춰 고정해 줍니다.

 

 

 

 

완성된 모습입니다.

높이가 제각각인 선반들 보이시죠?

요즘엔 책들도 크기가 제각각이라 우리 집에도  높이 조절 책장이 절실합니다.

아래 일렬로 놓여진 것이 수납박스입니다.

책꽂이의 공간보다 좀 작아 보이지요?

조카에게는 컨셉이라 했는데 사실은 제가 칫수에 혼동을 일으켜서 재단표를 잘못 작성 했답니다.

그래도 우리 착한 조카는 모른척 넘어가 줬는데 남편은 아무리 여유있게 해도 정도가 있지 너무 공간을 많이 남겼다고 한마디 하네요.  아~~,가슴 아파라....시간이 좀만 더 있었어도 저건 걍 우리가 쓰고 다시 만들까도 생각했었는데...ㅜㅡ;

조카야,미안하다.

 

 

 

 그나마 실패작은 아닌 것이 나중에 아기가 태어나면 장난감이나 기타 잡다한 것을 수납하고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까지 달았다고요.

 

 

이렇게 스르르 잘 빠져 나옵니다.

꼭 여기에만 놓고 쓸 필요는 없으니 어디든지 알맞은 곳에 안성맞춤으로 요긴하게 쓰라고 넌즈시 한마디 해 주었어요.

 

 

선반아래를 보면 이렇게 다보와 맞물리는 철물(이름을 몰라요,아줌마는 만드는게 바빠서리 이름도 안 물어보고...^^;)이 보입니다.

튼튼하게 생겼지요?

 

 

요것은 ?

묵직한 손잡이 입니다.

마음에 들어서 몇개 더 주문해서 다음 번 작품인 남편 서랍장에 붙여 주려고요.

 

 

 

이 책꽂이엔 이동가능한 서랍도 있어요.

누가 젤 먼저 이 책장을 생각해 냈는지는 몰라도 그대로 따라 하기는 미안하기도 하고

늘 남들과는 조금 다른 것을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다 이런 서랍을 생각해 냈지요.

이것 말고도 몇가지 더 있었는데 조카에게는 그닥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보류했습니다.

나중에 우리 집에 놓을 것을 만들 때 활용해 봐야지요.

조카가 저 서랍 내부의 한지를 보고 너무 이뻐 하더군요.

외숙모의 정성을 알았을라나요?

 

 

 조 위의 사진과 비교하시면 서랍의 위치가 달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서랍을 구미에 맞게 이리 저리 이동시켜가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3단 레일이라 끝까지 다 빼어도 발등 찍을 염려는 없구요.

책이 늘어나면 선반만 몇개 더 만들어 끼우던가 아니면 기둥 하나와 선반 몇개를 추가하면 수백권을 정리할 수 있는 멀티확장형  분해조립 책꽂이,울 조카도 좋아하고 미래의 신랑역시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며 기뻐합니다.

10월 3일 결혼식을 올리는 우리 조카의 앞날을 축복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