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또가 김치를 만났을 때
낫또를 처음 먹어 본 하나가 3학년 때 쓴 일기입니다.
낫또에서 나오는 실이 생명의 실이라고 호들갑을 떨더니 일기에다가도 이렇게 적었었지요.
그러나 실제로는 맛이 별로였는지 또 먹고싶다고 해 달라진 않더군요. ^^;;
주말이면 날마다 오늘 점심은 뭘 해 먹일까하고 고민하다가 간단한 재료로 낫또 비빔밥을 해 봤습니다.
전 날 새벽, 하나가 이름모를 복통에 시달려서 응급실로 가려다 말았거든요.
하나 말로는 응급실 가다가 죽을 것 같아서 못 움직이겠더라는.....엄살은 최고입니다.
갑자기 안방문을 활짝 열고 벽에 기대어 풀썩 쓰러지는데 무슨 전장에서 돌아온 부상병 같더라구요. ^^;;
그러니 생명의 실이 나오는 낫또를 해 줘야 명이 길어질테죠~~?
재료;낫또,무우,가다랭이포,김치,김,계란,간장 정도,,,,
마트에 갔더니 세일을 해요.
그래서 냉큼 사왔답니다.
그렇지 않아도 좀 색다르게 해서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었거든요.
일단 무우를 강판에 갈아 준비합니다.
낫또와 무우를 같이 섞어 국수에 말아먹는 맛이 기막히다는 일본 총각 고짱의 요리법을 슬쩍 했지요.
바야흐로 우리 식구가 좋아하는 모밀의 계절이 왔으니
남은 무즙을 빨리 해치우려면 또 모밀간장을 만들어야 하겠어요.
초록색 부분이라 무즙 나온 것도 싱그런 초록색이네요. ^^
무우를 강판에 갈아 채에 받쳐서 물을 내려 줍니다.
저 무우물(?)은 버리지 마시고요~.
낫또를 열어 보니 이렇게 엉겨 있습니다.
거꾸로 들었더니 끄은적하면서 천천히 나오네요.
낫또에 무우 간 것을 넣고 마구 휘저어 섞어 줍니다.
아이들은 실같이 끈적이고 늘어지는 것을 싫어하니 수백번 (?) 젓다보면 저 실의 성분이 변해서
실이 안나온다고 '미스터 초밥왕'의 다케시네 아빠가 말씁하셨습니다.
뜨거운 밥위에 가다랭이포를 올려주면 오그라드는 것을 보더니
마치 살아있는 것 같다며 아주 재미있어 하더군요.
그 위에 낫또와 무우 섞은것,김치도 송송 썰어 넣어주고,계란 후라이에 김도 잘라 넣어 주고
좀 빡빡하다 싶으면 무즙의 국물을 같이 넣어 비벼 주세요.
낫또에 들어있던 간장이나 겨자도 넣으면 좋겠네요.
하나는 그 간장대신 아삭고추 간장을 넣었습니다.
깻잎위에 밥을 올리고 아삭고추와 함게 싸 먹으니 한결 개운하네요.
낫또의 풍미가 어찌나 진한지 김치의 맛이 별로 안나서 서운했지요.
그리고 간장을 넣게 되면 꼭 초간장을 넣으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뒷맛이 훨씬 깨끗하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