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완전히 새 됐어~

hohoyaa 2006. 4. 12. 17:54

2005.07.17

 

 

 

엊그제는 울 상혁이의 캠프 날.

하룻동안 수영하고, camp fire 를 하고 저녁 늦게서야 유치원에 도착한다고 각자 부모들이 와서 데려 가란다.

마침 아이 아빠는 시간이 안 되고 늦은 밤시간에 혼자 집에 있기를 싫어하는 하나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유치원으로 갔다.

늘 맞딱드리는 광경이지만 모두들 유치원 안 마당에까지 차를 대놓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큰길에서부터 걸어가는 사람은 우리 모녀 뿐이었다.

 

하나가 예닐곱살때,

엘리베이터나 길가 전신주에 붙어 있는 "자동차 운전 면허 학원" 스티커를 나 보란듯이 거울이나 냉장고에 붙여 놓거나 지갑속에 넣어 놓곤 했었다.

엄마도 운전을 해서 같이 놀러 다녔으면 좋겠다나?

지금도 그렇지만 난 운전엔 별로 흥미가 없다.

차까지 끌고 다니면 엄청 피곤해서 못 살것 같은 마음이다.

출퇴근시, 버스나 지하철에서 지내는 시간이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이기에,또 그시간에 틈틈히 뜨개도 하고,책도 보고(결혼하고 아이들까지 생기면 정말 책 볼 시간 내기가 힘들다...),여러 인간 군상 구경도 하며,~~~*^^*

울 친정쪽으로나 사무실에서나 동서간에도 결국은 내가 "원시인"이 되고 말았다.

냄편도 툭하면 운전 배우라고 하지만 차라리 그 돈으로 실을 사고 싶다면 두 말도 안 한다.

 

그날도 어쩐지 하나 눈치가 보였지만 묵묵하니 시간을 보냈다.

어느새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2 대 들어 왔는데 상혁이네 반은 아직이다.

일찍 도착한 아이들은 태운 자가용 차들이 서로 나가려다 엉겨서 아우성이다.

결국엔 상혁이네 버스가 못 들어 오고 근처 큰길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울 하나가 차 사이를 요리 조리 피하며 부리나케 뛰어 나간다.

다른 부모들은 차를 놓고 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차를 타고 나갈 수도 없고,,,

하나에게 큰소리 좀 쳤다.

"하나야, 우린 차 없이 와서 잘 됐다.그치? 아빠가 계셨으면 우리도 저렇게 오도 가도 못할 뻔 했잖아?  *^^*ㅋㅋㅋ"

"에고~ 그래두 우리 상혁이만  차도 못 태워가고,엄마 땜에 우린 완전히 새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