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 만지기(children)

딸만도 못한 엄마

hohoyaa 2006. 4. 12. 17:53

2005.06.20

 

 

하나에게서 전화가 왔다...

울먹이며 하는 얘기가 오늘 자기가 엄마한테  혼날 짓을 했다며,퇴근 후에  얘기하겠다고 한다.

또 뭔가 시시한 얘기겠거니 하고 달래는 척 이야기를 하게 했다.

아마도 친구와 문제가 있었나 본데,

 

 

***4학년때 같은 반이던 친구가 수련회를 다녀 와서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우연히 학교에서 만났나 보다.

반가운 마음에 좀 어떠냐고 했더니 그냥 아무 말도 없이 친구랑 가던 길을 갔나보다.

이에 열받은 하나가 이메일로 '왜 내가 하는 말을 무시하느냐고,,,그래서 서운 했노라고,,,' 속 마음을 털어 놓았나보다.

그랬더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그 친구가 자기(하나) 버디 방명록에 엄마,아빠 욕을 써 놓았다고 괜히 자기때문에 엄마,아빠 욕먹게 했다고 잘못했노라며 엉엉 우는것이었다.

기가 막혔다.

그리고 진짜 기분이 나빴다.

이제껏 친구나 부모에게서도 들어 보지 못한 욕을 딸 친구에게서 듣게 되다니....

"하나 친구야, 네가 나를 아느냐??"

 

 

씩씩거리는 마음을 가라 앉히며 퇴근을 해서 자세하게 어떤 욕을 썼더냐고 물어 보았다.

그것은 욕이라기 보다 우리의 직업에 관한 비꼬임이었다.

아마도 그 친구네 집에서 하나에 대해 얘기할때 부모의 직업에 대해 그런 식으로 어른들이 얘기를 했나보다.

더욱 더 속이 상햇다.

 

 

그래서 우울하게 소파에 앉아 창밖만 바라 보고 있으려니까,하나가 또 죄송하다며 그 친구에게 자기가 따져서 미안하다는 메일을 보냈으니 이제 괜찮을것이라나??

그 말을 듣자 더 화가 났다.

"유 하나. 넌,자존심도 없니? 네가 뭣하러 ㅇㅇ한테 사과를 하니? ㅇㅇ네 아빠,엄마 직업은 뭐야?!?!?!?친구 없이 못 살아? 무시하면 그냥 상대하지 않으면 되지! 좀 조용히 학교 생활 할 수 없는거야? 그런일로 엄마 신경 쓰게 해야 겠어?@@@@@"

감정적으로 아이앞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을 마구 뱉어 냈다.

결국엔 하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울음보가 터졌다.

"엉~ 엉~내가,, 사과 안 하면,, 걔가, 계속,,, 엄마,아빠 욕을,,, 할까봐,,,그래서 내가 ,,,먼저,,,사과하고,,,앞으로 싸우지,,말자고,,,엉~엉~~~그러면,, 걔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자기도,, 사과 할것,,같아서,,,엉~엉~엉~"

"........."

 

 

울 하나는 그런 상황에서도 엄마,아빠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을 희생했는데,난 고작 자존심 운운하며 친구네 부모탓이나 하고 있었다니....

하나의 어린 친구나 낫살이나 먹은 나나 똑같이 되고 말았다.

 

하나야,,,정.말.미.안.하.다.

엄마는 반성중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