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렁이 하나땀시
학교갈때에도 날이면 날마다 신주머니를 잊어 버리고 안 들고 가는 바람에 현관앞에 아예 신주머니를 걸어 놓게끔 만들어 주었죠.
그것두 있으나 마나...
신주머니를 놓고 가는것은 둘째치고 어느날은 하도 신주머니에 신경 쓰느라 책가방을 놓고 간적도 있다니까요~
오늘도 그 덜렁대는 성격때문에 십년 감수 했습니다.
퇴근길에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서 엉엉거리며 우는 목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는데 애가 울면서 하는 말이 상혁이가 없어졌다니...
아니 지금 시간이 10시가 넘었는데...
더구나 집에는 하나 혼자 있는것도 아니고 군대에서 휴가 받아온 조카까지 있는데...
하나하고는 얘기가 안 되겠다 싶어 오빠를 바꾸라 했더니, 오빠는 상혁이 찾으러 밖으로 나갔다네요.
워메~~~진짜 무슨 큰일이...
침착하게 마음을 가라 앉히고 다시 물었습니다.
"상혁이가 밤에 어딜 가니?? 잘 찾아 봐."
"엉엉~~`찾아 봤어~~~아무리 찾아도 집에 없단 말야~~~신발도 그대로 있는데~~~엉엉엉~~~엄마 어떻게 해~~~"
순간 여름은 아니지만 왠지 불안한 마음에 집에 있는 창문은 다 잠겼는지 확인 해 보라고 했지요.
제작년 처음 이사 왔을때 제가 책상에 앉아 일하는 사이에 울 상혁이가 침대에 물건 쌓아놓고 창문 턱에 앉아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을 보고 있어서 깜짝 놀랐었거든요.
울 집이 16층입니다.
아이들이 조용하면 꼭 사고 치고 있는 중 같아서...그때 생각이 나서 창문 단속부터 시켰죠.
전화를 끊고 나니까 마음이 불안해지고 정말 당장 뛰어서라도 가고 싶더군요.
다시 전화를 해 보니 소란스러워선지 제대로 전화가 안 걸리더군요.
더욱 불안#####
잠시후 하나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상혁이 찾았어."
"응,그래? 어떻게?"
"글쎄,,, 내가 엄마말대로 방 창문 확인하고 베란다 쪽 확인하려고 가는데 뭔가 물컹한것이 밟히는 거야.
보니까 상혁이가 TV 뒤에서 자고 있는것 있지? 깔깔깔.."
어이구,그렇다면 컴퓨터 하던 조카 뒤인데...
TV 보고 있었다던 하나도 그렇고...
온 집안을 다 뒤지고, 부르고, 거기다 바깥에까지 나가서...
"그러게,잘 좀 찾아 보지. 상혁이가 생전 혼자 밖에 나가는 애가 아닌데,,더구나 이 밤중에.."
우리 하나가 하는 말이 걸작입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우리 상혁이가 얼마나 깔끔한 성격인데 아무렴 신발도 안 신고 바깥에 나가겠어?? (의기 양양)"
덜렁이 때문에 하루도 심심한 날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