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행과 가파도행 배를 타는 모슬포항으로 떠나본다.
가파도는 청보리가 유명하다하니 아무래도 봄철이 제격이겠다싶었는데 무이파때문에 배가 안뜬다고.
덕분에 인적없는 조용한 항구에서 휴식을 취했다.
본시 이곳의 주인은 사람이 아니었던 것.
요녀석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가 인적이 느끼는 순간 양옆으로 갈라져 사라져버린다.
요녀석은 어째 좀 둔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더니 더듬이 한쪽이 잘렸다.
그결과 방향감각을 상실해 다른 녀석들처럼 재빠르게 숨지를 못했다.
이름이 무엇인지??
아직 점심시간이 남아서 송악산으로.
올레코스로도 유명하다는 송악산에서 연두색 이쁜 거미를 만났다.
도시사람인 나는 이나이 먹도록 이런 것들이 신기하다.
마치 전라도 진안의 마이산을 닮은 이름모를 섬들.
수학여행을 왔었던 하나의 안내로 이곳이 대장금촬영지인 줄 알았다.
저멀리 보이는 굴들은 해안진지동굴로 가슴아픈 역사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군사용 굴을 뚫어 기지화 하여 송악산 주변에 알뜨르 비행장을 만들어 가미카제전투기의 출격과 같은 용도로 전쟁에 이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군경의 예비 검속에 의해 상모리 주민 132명이 송악산과 이어진 섯알오름에서 학살되었는데 당국은 학살 현장에 민간인 출입을 통제하고 은폐하였다고 한다. 1957년 우연히 유해가 드러나 발굴되었는데 유해가 뒤엉켜 있어 구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유가족들은 유해를 한데 모아 다시 132개의 작은 봉분을 만들고 백조일손지지(百祖一孫之地 ; 조상은 일백서른두분이나 자손은 하나다.)를 조성하였고 역사기행장소로 찾는이들이 많다고 한다.
주변의 말목장.
가까이 다가갔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송악산은 올레10코스에 속할만큼 절경이고 주변에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셋트장인 '불란지 펜션'도 있으며 현빈, 하지원의 '시크릿가든'도 이 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다시 모슬포항으로 돌아왔다. 이집 짬뽕이 맛있다는 말을 들어서.
삼선짬뽕과 고추짬뽕이 있고 뒷장에는 보통의 짬뽕과 자장면등이 있는데 다른 테이블의 손님들을 보니 별다른 것이 없는 것 같아 보통 짬뽕을 시켰다.
보기엔 괜찮아 보인다.
얌전하고 깨끗한 셋팅도 그렇고 기분좋게 첫술을 떴는데...
국물이 고춧가루가 아닌 고추장으로 맛을 낸 것이라 텁텁해서 개운한 맛이 없었다.
그러니 특별한 짬뽕을 안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합껍질을 담는 그릇도 묵직한 사기그릇이었는데 국물맛에만 좀더 신경을 썼더라면.......
그래도 어머님이 시키신 우동국물은 괜찮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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