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배우 유형관을 인터뷰한 잡지가 집으로 배달 되어져 왔습니다.
누구나 알아보는 얼굴,그러나.......
무심코 읽던 기사중 우리 남편이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지는지 궁금하기도 했는데 전재수님의 코멘트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울 남편은 짠돌이?
짠돌이가 맞는 것 같습니다.
허튼 곳에 헛돈을 쓰지 않는 짠돌이,그러나 써야 할 곳엔 통크게 쓰는 짠돌이입니다.
자신은 근검 절약하지만 그러한 미덕조차 남에게 - 아내인 저에게도 강요하지 않는 짠돌이입니다.
학창 시절 저축을 열심히 해서 졸업식날 저축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축상을 받은 짠돌이 학생은 그 기념으로 학교 선생님들을 모두 중국집으로 모시고 가 근사하게 한턱을 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모교엘 가면 선생님들이 반겨 주신다고 합니다. *^^*
요즘 집에 있으려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입니다.
이럴 때 만만한게 남편이지요.
저는 남편에게 툭하면 짜증이고 잔소리(전 제가 잔소리를 하는 여자가 되리라고는 상상치 못했는데 어느 날 남편의 입에서 '집에 있더니 잔소리가 늘었다...'라는 말이 나오길래 깜짝 놀랐습니다.)를 하면서도 동갑내기 남편이 제게 한마디라도 할라치면 귀를 틀어막고 들으려고 하지도 않을 뿐더러 드러내놓고 무지 기분나빠합니다.
특히 걸고 넘어지는 것이 남들처럼 아침에 일찍 나가서 저녁까지 해결하고 들어오면 좀 좋을까하는 것이지요.
남편 역시 먹고 치우는 것이 만만한 것이 아니라고 늘 걱정을 해주지만 워낙에 가정적인 사람이라 밖으로 돌지 못하는 천성을 타고 났습니다.
오늘 남편은 모처럼 일찍 나갔습니다.
볶음김치를 넣은 삼각김밥을 싸달라고 하길래 세개를 만들어 넣어 주었습니다.
남편은 평소처럼 물과 간식거리를 스스로 잘 챙겨 나갔습니다.
안개가 잔뜩 끼어 앞이 보이지 않는 날씨를 보며 운전을 해야하는 남편이 걱정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오늘 하루는 자유다 싶어 배웅하는 제 입가에 절로 웃음이 번집니다.
점심 때가 되어서 전화가 왔어요.
혼자 있으니 좋으냐고~.
점심은 먹었느냐고~.
물론 혼자 있는 자유시간이 좋긴 하더라고요.
늙은 호박도 잘라서 말리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에도 기웃거리고.
말끝에 자기도 점심을 먹었느냐고 했더니 차안에서 삼각김밥이랑 먹었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목이 콱 메이면서 눈물이 핑~ 돌아요.
왜 근처 식당가서 먹지 추운 차안에서 먹었느냐고 했더니 분장도 했고 혼자서 식당에 가는 것이 영 싫다고 자기는 이렇게 차안에서 먹는게 편하다고 하더군요.
이런 남편을.......
집에 있을 때나마 따끈하게 맛난 밥상을 차려주어야 하는데 이제껏 나의 스트레스만 내세우며 괜시리 생색내는 밥상을 차려 주었더랬습니다.
본인을 위해서는 한 푼도 아까워 하면서 가족을 위해서라면 배포있는 넉넉함을 주는 사람이기에
가계부채가 늘어가는 불경기에도 빚없이 살 수 있음은 짠돌이 남편 덕분입니다.
짠순이로 부창부수하지 못하는 나는 내일부터라도 이런 남편을 귀찮아 하지 말아야겠다고 굳게 다짐을 합니다.
2009년 11월
[People’s]그의 이름은 <유형관>
그의 이름은 유형관
“어, 사장님이 CF 찍으셨네!”
tvN CF에 <막돼먹은 영애씨>의 사장님이 나오기에 반색을 했다. 흥부가 대박났다는 얘기에 제비 다리를 부러뜨리겠다며 지붕 위로 오르는 놀부가 바로 영애네 회사 사장님이 아닌가. 그런데 영애네 회사가 인수 합병되어 팀장으로 강등된 게 언제 적 일인데 아직도 사장이라고 부르다니. 이런이런, 습관이란 게 이래서 무섭다. 한데 아뿔싸! 그의 진짜 이름이 도통 기억 안 나니 이를 어쩌누. 검색을 해봤더니 그의 이름은 유.형.관. <야심만만>은 메신저를 통해 만 명에게 물었다지만 나는 아쉬운 대로 알음알음 백 명에게 물어봤다. “유형관이 누군지 알아?” 안타깝게도, 놀랍게도 ‘유형관’이 연기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누군가는 법조인이 아니냐 하고, 누군가는 정치인이냐 하고, 심지어 유영철이 연상되어서인지 살인마냐 묻는 이까지 있었으니 ‘오호 통재라!’ 할밖에. 반면 사진을 보여주니 100퍼센트 모두 아는 사람이란다.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봤다는 이도 있고, 영화 <공공의 적>에서 살인마 이정재에게 살해당한 택시 기사로 기억하는 이도 있고, <화려한 휴가>의 정신지체아 아버지를 생각해내는 이도 있고. 물론 SBS <솔로몬의 선택>의 재연배우로 기억하는 이도 많았다. 하기야 SBS 개국드라마 <길>로 시작하여 지금까지 출연작이 무려 100편이 넘는다니 기억 못한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는지. 그런데 같은 조연배우이거늘 <환상의 커플>의 공실장 ‘김광규’나 <뉴하트>의 배대로 역 ‘박철민’과 달리 ‘유형관’은 왜 대중에게 여전히 생소한 이름인지 아쉽기만 하다. 그러던 차에 누군가가 유형관이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연극 <늘근도둑 이야기>를 강력 추천하기에 내친김에 그의 연극을 보러 갔다. 연극 무대에서 만난 그는 ‘솔로몬 아저씨’도 ‘사장님’도 아닌 또 다른 모습. 연극배우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그가 마지막으로 이름을 남길 자리는 역시 연극 무대이지 싶었다. TV에서 다르고, 영화에서 다르고, 연극에서 또 다른 그.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그가 있을 것 같아 주변인들에게 물었다.
“유형관은 어떤 사람입니까?”
배우 조재현’s say
기억을 짚어 보니 연극 <에쿠우스> 때 함께 공연을 했으니 알고 지낸 지 꽤 오래된 사이다. 모든 연극배우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유형관씨에게도 그때가 아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련기였을 게다. 그런데 그 기나긴 역경을 헤치고 이제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갖춘 연기자로 우뚝 섰다는 사실이 참 반갑다.
<늘근도둑 이야기>의 파트너, 연극배우 전재수’s say
한마디로 말해 ‘짠돌이’다. 근검절약, 검소가 몸에 밴 선배. TV에 얼굴 좀 뵌다 싶으면 어깨에 힘주고 허세부리는 인간들이 허다한 이 바닥에 귀감이지 않을까?
<막돼먹은 영애씨>의 영애 김현숙’s say
겉으론 거칠어 보이지만 여리고 섬세한 분이다.겉으론 털털해 보이지만 깔끔하고 예민한 분이다.
따뜻하고 배려 깊고 .
★Hello TV Tip★
유형관씨의 걸쭉한 코믹연기가 돋보이는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6>은?
HelloTV > tvN(CH.201)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writer 정석희 TV칼럼니스트 photo Ag Studio
hair & makeup 레이첼 BY 김선영(hair 박희경 makeup 윤희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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